'상당한 사유' 아니라며 경선 연기 반대한 송영길… 코로나 대유행 조짐에 당내 불만 속출
  •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우한코로나(코로나19)를 '상당한 사유'로 보지 않고 민주당 대선 경선 연기에 반대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 7일 코로나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서며 4차 대유행 조짐을 보인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예비경선 컷오프 후 본경선이라도 연기해야 한다"는 '경선 연기' 주장이 다시 나올 조짐을 보인다.

    송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기준 확진자가 6개월 만에 1000명을 넘었는데, 전체 확진자 중 수도권 비중이 90%에 가깝다"며 "초기에 확진자를 1000명 이하로 통제하지 못하면 통제불능 상황이 확산될 수 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가 긴밀히 공조해 방역체계를 이중, 삼중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대유행 조짐에 與 내부에서는 "본경선이라도 연기하자"

    송 대표의 발언을 두고 민주당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송 대표가 경선 연기를 두고 당내에서 찬반 의견이 갈릴 당시 코로나가 당헌·당규에 명시된 경선 연기 조건인 '상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연기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지난달 17일 SBS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과 인터뷰에서 "당헌·당규상에 (경선 연기를 위해서는)'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지만, 이는 천재지변이나 후보자의 유고 상태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적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경선 일정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일각에서는 예비경선 후 본경선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오는 11일 민주당 대선주자를 현재의 8명에서 6명으로 추리는 예비경선 컷오프 후 본경선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9월5일 본경선에서 과반을 넘긴 1위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9월10일 1, 2위 경선후보 간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연기 결정했던 날도 600명 넘어, 송영길 안일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경선 일정이 결정되던 시점에도 600명을 넘었는데 송 대표가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본 것이 아니냐"며 "지금이라도 예비경선 컷오프 이후 본경선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민주당이 경선 일정을 본래대로 추진하기로 한 지난달 25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668명이었다. 이후 6월29일 700명을 돌파했고, 7월6일 확진자는 1212명으로 집계됐다. 1212명의 확진자가 나온 것은 코로나 사태 후 두 번째 규모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코로나 대유행이 천재지변이 아니면 어떤 일이 있을 때 경선을 늦출 수 있는 것이냐"며 "지금이야말로 (경선 연기와 관련한)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대깨문(대가리 깨져도 문재인) 논란으로 강성 당원들로부터 비판받던 송 대표의 리더십은 코로나 확산 조짐으로 또다시 흔들릴 전망이다. 송 대표는 지난 5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깨문이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 (이런) 안이한 생각을 하는 순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비판을 받았다. 이후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송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1000개 넘게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