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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차이잉원 “바이오엔테크 백신 도입, 중국 방해로 무산”

독일 바이오엔테크, 상하이 푸싱의약그룹에 중국·홍콩·마카오…대만 백신공급권 넘겨중국 “우리한테서 사는 데는 문제없다”…친중파 “중국산 백신 도입하자” 시위 벌여

입력 2021-05-27 16:39 | 수정 2021-05-27 17:59

▲ 차이잉원 대만총통. 민진당을 이끌고 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가 독일에서 화이자 백신을 수입하려는 것을 중국이 막았다”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주장했다. 중국은 “백신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하며 “그러지 말고 우리한테서 백신을 수입하라”고 제안했다. 대만 내 친중파들은 “중국산 백신을 수입하자”며 차이잉원 흔들기에 나섰다.

차이잉원 “중국 때문에 계약 무산돼” 분통 터뜨리자…중국 “백신 줄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집권 여당인 민주진보당(이하 민진당) 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백신 도입계약은 순조롭게 진행해 3000만 회분을 확보했지만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계약은 그렇지 못했다”며 중국이 백신도입을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차이 총통은 “독일 바이오엔테크 본사에서 생산한 백신 도입 계약이 체결 직전까지 갔다가 중국의 개입으로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바이오엔테크 측은 이와 관련한 논평을 거부하면서 ‘우리는 세계적 백신 공급을 지원한다’고만 말했고, 중국은 대만의 백신도입 계약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호의의 뜻으로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내놨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제안을 두고 릴리 슈 대만 외교부 차장은 “대단히 분열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대만 당국과 국민들을 이간질 시키려는 속셈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푸싱의약그룹,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중국·대만·홍콩 공급권 확보

대만 당국이 바이오엔테크 백신 도입 무산에 중국이 개입했다고 믿는 근거는 백신 공급권이다. 통신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중국·대만·홍콩·마카오 공급권은 중국 상하이 푸싱의약그룹이 갖고 있다. 상하이 푸싱의약그룹은 지난 3월 바이오엔테크로부터 백신 공급권을 얻었다. 지난 5월에는 바이오엔테크와 중국에 합작회사를 만들어 연 10억 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어 유통시키기로 합의했다. 바이오엔테크 측은 푸싱의약그룹 측에 mRNA 백신기술 일부를 제공하기로 했다.

대만 당국은 바이오엔테크와 푸싱의약그룹의 이런 관계가 대만의 백신도입 계약이 무산되도록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측한다. 때문에 중국 당국이 푸싱의약그룹을 앞세워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차이 총통은 “우리는 백신제조업체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코백스(COVAX·코로나 백신공급을 위한 국제협력기구)를 통해서만 백신 구매를 논의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법적·정치적 위험을 피하고 품질과 안전에 대한 보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백신을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친중파 “중국산 백신 도입하자” 시위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차이 총통과 대만 정부의 반발을 두고 “대만이 중국에서 백신을 확보할 수 있는 길에는 막힘이 없다(smooth)”면서 “대만 당국이 백신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면 막다른 길에 다다를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구 2357만명의 대만이 지금까지 수입한 코로나 백신은 약 70만 회분. ‘아워 월드 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접종자 수도 31만9665명으로 전체 인구의 1.4%에 불과하다. 반면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하루 수백여 명에 이른다. 릴리 슈 대만 외교부 차장은 독일 마샬 기금(German Marshall Fund)이 주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대만도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아무리 빨라도 7월은 돼야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여러 차례 지원 요청을 했다”면서 “최근 감염 확산으로 백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위기에 빠진 대만을 향해 중국이 “우리한테서 백신을 도입하라”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코로나 확산과 백신을 악용해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 정권을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친중 성향인 국민당 소속의 린밍친 난터우 현 현장은 지난 26일 “중국 푸싱의약그룹으로부터 화이자 백신 30만 회분을 수입하겠다”고 대만 위생부에 신청서를 제출해 논란을 일으켰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또한 일부 국민당 인사들은 대만 위생부 앞으로 몰려가 “중국산 백신을 수입하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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