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도전장… 안규백·정청래 하마평 속, 국민의힘 "돌려달라" 요구
  •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일찌감치 차기 법사위원장을 두고 여야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민주당에서 차기 법사위원장을 두고 소문이 무성한 가운데 야당에서는 기존 야당 몫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법사위원장인 윤 의원은 12일 민주당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오는 16일 선거가 열리지만, 민주당 친문 주류로 꼽히는 윤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치권의 전망이다. 

    윤 의원이 당선되면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 주요 당직을 맡게 될 경우 상임위원장을 겸직하지 않는 것이 국회 관례다.

    윤호중 "2기 원내대표, 원 구성 협상할 바 없다"

    윤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후 "2기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할 바가 없다"며 "1기 원내대표의 협상 내용에 따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의 발언은 현재 원 구성 상황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1기 원내대표였던 김태년 의원 시절이던 지난해 6월,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싹쓸이 하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1988년 13대 국회 이후 의석 비율에 따라 여야가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 왔지만 32년 만에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차기 법사위원장으로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선거에 급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한 안규백 의원(4선)과 정청래 의원(3선)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법사위원장은 보통 강단으로는 해내기 힘들다는 말이 있을 만큼 부담감이 있는 자리"라며 "어떤 비판에도 의연할 수 있는 분이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野 "법사위원장 돌려주고 협치 의지 보이라"

    여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고수하려는 것은 그만큼 법사위원장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법사위는 법무부와 법제처·감사원·법원·검찰 등 사법 관련 사항을 다룰 뿐만 아니라 법안이 본회의로 가는 마지막 관문 역할을 한다.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도 체계·자구심사를 위해 법사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사실상 상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야당에서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기존 야당 몫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4·7 재·보궐선거로 여당에 비판적 민심이 확인된 만큼 협치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오만과 독선을 반성한다면 법사위원장 포함 야당 몫 상임위원장부터 돌려주고 협치에 나서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반성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는데, 그 말에 진정성이 있다면 180석 얻었다고 의회정치를 파괴한 것부터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여야 원 구성 재협상과 관련해 "민주당 원내대표가 바뀌면 의사를 물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