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내곡동 집중공세…오세훈 "이해찬도 '측량 참여했어도 문제 없다' 밝혀" 반박
  •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4·7서울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일 마지막 TV토론에서 맞붙었으나 서울시 비전에 관한 토론 없이 '내곡동 땅' 등 의혹 파헤치기만 되풀이했다.

    박 후보와 오 후보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건물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부동산 문제 등을 놓고 1시간30분 동안 격전을 벌였다.

    토론 초반, 사회자가 "정책경쟁을 선명하고 치열하게 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으나 박 후보는 시작부터 오 후보의 내곡동 땅 관련 의혹 검증 공세를 높였다.

    취임 전 일에 "당시 시장과 내통했던 것"

    박 후보는 "2005년 6월10일 오세훈 후보 처남이 내곡동 땅 측량을 신청했고, 3일 후 측량이 진행됐다"며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이로부터 9일 뒤인 6월22일 내곡동 개발계획을 위한 설계용역을 시작했다. 측량은 이것을 모르고 한 일이냐"고 물었다.

    오 후보가 "제가 취임하기 전인 2006년 3월…"이라고 하자 박 후보는 "그게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에 있었던 일이다. 이명박 시장과 내통을 하셨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곡동 땅이 2006년 3월께 이미 국책사업인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로 지정됐다는 해명을 하려 하자 당시 시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사전교감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는 "처남은 왜 조용하냐. 측량 장소에 갔으면 갔다고 나와서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재차 몰아세웠다. 

    이에 오 후보가 "수사기관에서 대질심문 한 번이면 완전히 해결된다"고 강조했고,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측량현장에 있었다는) 증인들이 하자고 하는데 고소를 안 하느냐"고 따졌다.

    오 후보는 "진실을 밝히려면 내버려두면 된다. 그쪽(의혹을 제기한 증인들)에서 스스로 인터뷰하면서 자체모순이 나온다"고 말했다. 내곡동 생태탕집을 운영하며 당시 오 후보를 목격했다는 사장인 황모 씨가 며칠 간격으로 언론 인터뷰와 라디오 방송 출연에서 주장이 달랐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오 후보는 최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곡동 측량에 오 후보가 참석했다고 해도 (시장 취임 이전이기 때문에) 이해상충이 아니다'라고 한 말을 언급하며 "이 전 대표가 제대로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일반'을 주제로 펼친 자유토론에서도 내곡동 땅을 두고 공방이 이어졌다. 박 후보는 이 전 대통령의 BBK 사건을 언급하며 "사과했느냐" "이명박과 한 세트이지 않으냐"고 쏘아붙였고, 오 후보는 "BBK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왜 설명을 드려야 하느냐" "이게 민생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맞받아쳤다.

    오 후보는 자신이 내곡동 땅과 관련해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하는 박 후보에게 "거짓말의 본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하지 않았나. 그런데 거짓말을 하지 않았나"라며 "규정까지 바꿔가면서 나온 것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민주당이 보궐선거의 책임이 있는 경우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박 후보는 "무슨 그런 말씀을 하는가. 상대 후보에 대해 '제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다?' 정말 아주 몹쓸 얘기"라고 비판했다.

    朴, '조국 집회' 얘기하며 "소상공인 매출에 찬물" 억지 주장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역공을 펼치자 '극우 정치인'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박 후보는 앞서 오 후보가 2019년 10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이것 보라. 태극기집회와 함께하는가. 이분들이 소상공인들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주체"라고 비난했다.

    오 후보가 "그렇게 견강부회(牽强附會·말을 억지로 끌어다 붙임)하면 안 된다. 이 당시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 때문에 화가 난 분들이지 않으냐"고 받아쳤다.

    두 후보 간 공방이 가열되면서 한 시간 반 동안의 토론에서 서울시 비전에 관한 내용은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박 후보는 마무리 발언으로 "뼈저린 반성 속에 앞으로 더 잘하겠다. 서울시도 확 바꾸고 민주당도 확 바꾸겠다"며 "거짓말하는 후보가 시장이 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10년 만에 일해 보겠다고 나섰다. 꼭 야권에서 서울시정을 차지하고 내년에 정권교체를 하라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서울에서 공정과 정의를 다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