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65~70km의 240mm, 정확도 향상 개량형 방사포… 기중기 동원해 영구배치 시도김정은 직접 방문한 北 군사요지, 막사만 20개 대규모 병력… 서북도서 일대 사정권에
  • ▲ 북한군이 240mm 개량형 방사포 부대를 배치한 창린도와 백령도 간 거리. ⓒ구글 맵 캡쳐.
    ▲ 북한군이 240mm 개량형 방사포 부대를 배치한 창린도와 백령도 간 거리. ⓒ구글 맵 캡쳐.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바로 앞에 개량형 방사포를 배치했다고 군 당국이 확인했다. 

    국방부는 “그런 무기를 배치한 것만 놓고 남북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 언론은 북한이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봤다.

    군 당국 “240mm 개량형 방사포, NLL 앞 창린도 배치” 확인

    23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는 “북한군이 지난해 연말 서해 창린도에 개량형 240mm 방사포를 새로 배치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군의 관련 동향을 이미 감시 중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창린도에 방사포를 배치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한군의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사포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위치 때문이다. 창린도는 황해남도 옹진반도 남서쪽에 위치한 섬이다. NLL 바로 북쪽이다. 대연평도와는 약 45㎞, 소청도·대청도와 거리는 30㎞ 정도다. 구형 240mm 방사포는 사거리가 50㎞ 안팎이다. 정확도까지 고려하면 소연평도와 대연평도를 위협할 정도였다. 백령도는 위협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북한군이 이번에 배치한 방사포는 개량형이다. 사거리는 65~70㎞로 대폭 늘었고, 정확도도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22발의 로켓을 30초 내에 쏠 수 있다. 서북도서는 물론 그 일대를 오가는 선박 모두에 큰 위협이다. 게다가 우리 군에는 방사포 요격무기도 없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북한군은 창린도에 로켓탄을 장전할 때 사용하는 기중기까지 설치하는 등 개량형 방사포를 영구배치하려는 움직임이다.
  • ▲ 2019년 11월 창린도 방어대를 찾은 김정은. 창린도는 북한군에게 최전방 거점 중 하나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9년 11월 창린도 방어대를 찾은 김정은. 창린도는 북한군에게 최전방 거점 중 하나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북도서 코앞에 장사정포 배치했는데… 국방부 “남북군사합의 위반 아냐”

    이처럼 서북도서를 직접 겨냥하는 위치 때문에 북한군은 6·25전쟁 이후 줄곧 창린도에 해안포를 배치했다. 김정은이 2019년 11월 직접 방문할 정도로 북한군에는 중요한 거점이다. 지금은 부대 막사가 20개 이상일 정도의 대규모 병력도 주둔한다. 때문에 국군 또한 연평도 북쪽에서 창린도를 비롯해 황해남도 일대 도서 지역을 감시한다.

    북한의 방사포 전진배치만큼이나 문제인 것은 문재인정부의 인식이다.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개량형 방사포를 NLL 바로 앞에 배치했다는 것은 남북군사합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는 지적이 나오자 국방부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특정화기를 (NLL 전방에) 배치한 것만으로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했다거나 무력화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 “(전력 전진배치를 금하는 것은) 실제로 남북군사합의 내용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2018년 9월 남북군사합의에는 NLL을 포함, 군사분계선 인근에서의 포 사격 및 해상기동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와 함포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문재인정부는 남북 모두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무력 전진배치와 같은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일체의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