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군사전문가들 '세계 최대 구경'엔 일치... 美 전문가들 "패트리어트로 요격 가능"
  • ▲ 북한이 지난 25일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사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지난 25일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사진.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24일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를 두고 한국과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가 세계 최대로 450mm 이상의 구경일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군에는 대응수단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 방사포의 구경을 600mm가량으로 추정하며 ‘세계 최대’ 가능성에는 동의했지만, 기존의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요격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韓 군사전문가 “세계 최대 방사포… 요격 힘들 것”

    조선일보는 “지금까지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큰 방사포는 구경 425mm인 중국제 WS-2D와 구경 450mm인 브라질의 아스트로스Ⅱ였다”면서 “북한이 지난 25일 공개한 사진들이 조작이 아니라면 ‘초대형 방사포’는 이보다 클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사용한 차량은 122mm 방사포 발사차량을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량 폭 2.5m 등의 크기를 감안할 때 방사포 직경이 500mm가량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특히 신형 미사일과 방사포를 두 종류 이상 섞어 쏠 경우 현재로서는 한미 군 당국에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휴전선에서 250km 이내에 있는 경기도 평택·오산 미군기지, F-35A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된 공군 청주기지, 경북 성주 사드 기지가 북한 신무기의 주요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요격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가 세계 최대 구경이라는 점에는 공감했으나 한미 연합군이 보유한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이를 요격할 수 있어 ‘북한판 이스칸데르’보다 덜 위협적이라고 분석했다.

    美전문가들 “北방사포 구경 600mm 세계 최대”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7일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소장,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독일 ST 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쉴러 박사, 브루스 벡톨 엔젤로주립대 교수의 의견을 소개했다.
  • ▲ 북한 선전매체가 공개한 사진 가운데 김정은이 방사포 발사관에 손을 얹은 모습. 그 직경을 가늠할 수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선전매체가 공개한 사진 가운데 김정은이 방사포 발사관에 손을 얹은 모습. 그 직경을 가늠할 수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아직 최종 분석이 남았지만, 현재로서는 (북한 초대형 방사포의) 탄두 지름이 600mm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마커스 쉴러 박사는 “로켓의 크기와 형태로 볼 때 이란의 '자이젤' 또는 '파테-110' 미사일과 성능이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새로울 게 없다”고 주장했다.

    쉴러 박사는 “북한은 이미 (초대형 방사포와) 사거리가 같은 무기를 갖고 있어 새로울 게 없다”면서 “그보다는 신형 무기를 과시하려는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쉴러 박사가 언급한 ‘파테-110’ 미사일은 이란이 스커드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길이 8.9m, 폭 0.6m, 발사중량 3,5t, 탄두중량 0.6t인 단거리지대지탄도미사일이다.

    “北 초대형 방사포 비행궤적 보면 요격 가능”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 ‘초대형 방사포’의 비행궤적을 보면 변칙기동과 유도 기능이 있는 북한판 이스칸데르와 달리 평범한 포물선 비행을 했다”며 “패트리어트 등 기존의 방어체계로 요격이 가능해 (KN-23보다) 그 위협 정도가 적다”고 평가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올 들어 단기간에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선보이는 것은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면서 “신형 무기를 사거리가 다른 것처럼 보이도록 쏘며 무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 무기들을 실제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지는 확실히 모른다”며 위협 가능성을 낮춰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