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프라우 특급 곤돌라 '아이거 익스프레스' 5일 운항… 친환경 첨단 공법으로 시속 100km 강풍에도 거침없어
  • ▲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융프라우 철도 제공
    ▲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융프라우 철도 제공
    수직으로 1800m나 솟아있는 아찔한 직벽(해발 3970m). 눈의 여왕이 살고 있을 것 같은 만년설 산봉우리. 아이맥스 스크린 영상처럼 광대하게 펼쳐진 아이거 북벽의 위용을 첨단 곤돌라에 앉아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알프스 융프라우요흐(해발 3454m)를 오르내리는 최첨단 초대형 곤돌라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가 12월 5일(현지시각) 운항을 개시했다.

    이 곤돌라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스위스 취리히 베른에서 융프라우요흐로 가는 이동시간을 무려 47분이나 단축시켰다는 점. 이로 인해 세계자연유산인 유럽 최장의 알레취 빙하(세계자연유산)를 더 빠르고 더 편하게 볼 수 있게 됐다. 경쟁관계에 있는 체르마트의 고르너그라트 보다 19분 더 걸리던 것이(베른 기준) 이젠 28분이나 더 줄어들었다.

    6.5km의 케이블을 단 7개의 지주로 지탱

    아이거 익스프레스의 또 다른 특징은 '유럽의 꼭대기'라 불리는 융프라우(해발 4158m)의 산악마을 그린델발트(해발 943m) 터미널과 아이거글레처(2320m) 역을 잇는 6.5km의 케이블을 단 7개의 지주로 지탱하는 최첨단 친환경 공법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이 시스템에는 26인승 초대형 곤돌라 캐빈 44개가 매달려 있다. 놀라운 점은 시속 100km 강풍에도 곤돌라 운행이 가능하다는 것. 덕분에 날씨로 인한 운행중단 가능성이 거의 사라져, 알프스 산악관광 시장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스위스연방의회 발터 투른헤어 의장은 "스위스의 산악철도는 국민 모두가 열정과 헌신으로 이뤄낸 유산"이라면서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거기에 지속가능한 철학과 섬세한 디테일을 더해, 스위스인의 이상과 비전을 실현시킨 위업"이라고 평했다.
  • ▲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융프라우 철도 제공
    ▲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융프라우 철도 제공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융프라우 철도가 지난 8년간 전력을 다해 추진해온 야심작이다. 융프라우 철도는 이 지역을 ‘알프스관광 궁극의 1번지’로 등극시키겠다는 꿈을 갖고, 현지 지역주민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동의를 얻었다. 새로 등장한 아이거 익스프레스와 신설된 그린델발트 터미널은 융프라우지역의 새로운 관광 어트랙션으로 눈길을 끈다. 아이거 익스프레스 터미널에는 대형 주차장(1000대)과 스위스브랜드 제품점(린트 초콜릿, COOP마켓, 키르히호퍼 시계점 등), 인터스포츠(스포츠용품 및 스키렌털샵) 쇼핑몰, 철도역(베르너오버란트철도)까지 구비돼 있다. 융프라우 산악관광의 출발과 도착이 모두 여기서 이뤄지게 돼, 그린델발트 터미널은 융프라우 산악관광의 중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시속 100km 강풍에도 곤돌라 운행 가능해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단순히 이동시간을 단축시킨 첨단 곤돌라에 그치지 않는다. 융프라우요흐를 오르내리는 동안 광대하게 펼쳐지는 아이거북벽의 위용을 편안히 의자에 앉아 감상할 수 있어 융프라우 산악관광의 차원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다. 한창 등반중인 클라이머를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지난다. 캐빈의 통유리창에는 열선이 내장돼, 성에로 인한 시야차단 우려도 없다.

    융프라우철도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공사 기간 908일에 4억7000만 스위스프랑(한화 약 5828억원)이 소요됐다. 융프라우철도 우르스 케슬러 사장은 "우리는 지상 최고의 산악 관광수단이라 자임한다"면서 "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하는 모험을 선택했다. 이 와중에 맞은 코로나 팬더믹은 극복해야 할 숙제지만, 아이거 익스프레스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미래 포석인 만큼 팬더믹 이후 전개될 새로운 관광환경에서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 여행객들은 기존에 적용되는 할인쿠폰 요금으로, 추가 요금없이 아이거 익스프레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거 익스프레스를 이용하면 '유럽의 정상' 융프라우요흐 왕복 시간을 94분 단축할 수 있다.
  • ▲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융프라우 철도 제공
    ▲ 아이거 익스프레스(Eiger Express).ⓒ융프라우 철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