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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법치주의 최악의 수치"… 법조계 "尹 직무배제 위법하다"

"정무직인 장관은 검찰총장 직무배제할 수 없어" 위법성 제기… "침묵하는 文은 직권남용 공범"

입력 2020-11-25 09:58 수정 2020-11-25 13:59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의정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 결과를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무시한 비정상적 처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직무배제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는 데다 추 장관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추 장관의 결정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도 '무책임한 발뺌'이라는 지적이다.

추 장관이 그간 수차례 압박에도 윤 총장이 계속해서 자신에게 맞서자 직무배제 명령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했다는 것이 법조계의 보편적 시각이다.

"秋 직무배제 명령은 비상식·비정상적… 법적 근거 없어"

'경제를생각하는변호사모임'(경변) 상임대표인 홍세욱 변호사는 "명분이야 만들면 되는 것"이라며 "추미애 장관의 이번 결정은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이라고 비판했다. 

홍 변호사는 "검찰총장이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나름의 판단을 통해 법적인 문제가 없는 범위 내 행동을 해오지 않았겠느냐"며 "결국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독립성이 보장된 사법기관인데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것이 적법한지에 관한 의문도 제기됐다. 검찰청법에는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를 명령할 수 있다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추 장관의 직무배제 명령은 위법하다는 것이다.

이세법률사무소 김기수 변호사는 "정무직인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직무배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추미애 장관 같이 모든 사안을 마음대로 결정할 것 같으면 법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힐난했다. 

김 변호사는 "검사는 7년, 판사는 10년마다 자격심사, 즉 재임용하는데 임용기간 동안에는 독립적 업무활동을 보장받는다"며 "이 기간에는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함부로 검사나 판사의 직무배제를 명령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이 관련 내용을 기습적으로 직접 발표한 것에는 검찰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윤 총장을 내치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대변인인 유정화 변호사는 "원래 직무를 배제할 때는 절차가 있는데, 추 장관은 그런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기본권상 직무를 행함에 있어 직업의 자유가 있는데, 추 장관의 이번 결정은 정치적 목적을 바탕으로 한 기습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 역시 "추 장관으로서는 여당에서도 윤 총장과 동반퇴진 얘기도 나오는 상황에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성급한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민주주의·법치주의 최악의 수치…  文-秋 직권남용 공범"

문 대통령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침묵하는 것도 '윤 총장 업무배제에 정치적 목적이 없으며, 자신은 동참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DB

'조국흑서'의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문 대통령을 향해 "대체 역대 어느 대통령이 이런 사상 초유의 중차대한 결정에 대해 무책임한 발뺌으로 덮으려 했던가"라며 "윤석열 검찰총장 내치고 검찰 손발 묶고 공수처 설치하면 당신들 생각대로 무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경계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 웰컴 투 문재인랜드"라며 "어차피 문재인 대통령은 허수아비일 뿐이고 그 밑의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주류세력이 다소 모자라 보이는 추미애를 내세워 그냥 막 나가기로 한 거라 본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추 장관의 직무정지 멍령이 3공 시절 긴급조치 수준이라며,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의 임기가 규칙과 절차를 무시하는 통치자의 자의에 의해 사실상 무효화했다고 평가했다.

법무법인 민주의 서정욱 변호사도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장관이 직권남용의 공범"이라며 "정권 비리를 덮기 위해 눈엣가시 같은 윤 총장을 쫓아내려는 추 장관의 막가파식 망동이 자유 대한민국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서 변호사는 추 장관이 제시한 징계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이번 건은 실체적으로 아무런 징계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절차적으로도 명백히 위법하다. 법적으로는 추 장관의 명백한 직권남용이고, 이를 만약 문 대통령이 묵인·방조했다면 '공모 공동정범'"이라고 주장했다.

尹, 행정소송·가처분신청 제기할 듯

추 장관이 제기한 직무배제 사유만으로는 임기만료 전 징계와 직무배제를 할 정도로 검찰총장이 적격을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헌 변호사는 "강규형 전 KBS 이사 해임처분과 관련, 서울행정법원은 '업무추진비를 부당집행한 사실 등만으로는 임기만료 전 해임될 정도로 이사 적격을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다"면서 "검사를 공익의 대표자로 정하고 전체 국민의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 준수를 명시한 검찰청법의 목적과 취지상 검찰총장으로서의 신분은 고도로 보장돼야 하고 징계를 위해선 직무 수행에 장애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로 제한된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24일 오후 6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그동안 법무부가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한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며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정지를 명령했다. 직무정지 사유로는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불법 사찰 △채널A 사건·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수사 방해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신망 손상 등을 들었다. 

윤 총장은 대검을 통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검찰총장의 소임을 다해왔다"며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반박했다. 

윤 총장은 행정법원에 직무배제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내고, 본안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직무배제조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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