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변론 종결… 우리법 재판장에 "증거·법리로만 판단해달라" 호소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똑같은 구성원으로 김학의 재수사를 할 때는 박수를 받았는데, 조 전 장관을 수사할 때는 비난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 사건 수사·공소유지를 담당해온 이정섭 수원지검 부장검사(48·사법연수원 32기)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속행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법원은 이날로 조 전 장관 등의 감찰무마 의혹에 관한 변론을 종결했다. 

    이 부장검사는 서증조사를 마친 후 "짧게 소회를 말할 시간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부장검사는 "저희 수사팀 4명(이정섭·강백신·원신혜·이주현 검사)이 똑같은 구성원으로 김학의에 대한 재수사를 했다. 수사 난이도는 김학의 사건이 더 어려웠으나, 우리는 과거에 벌어진 사건에 대한 객관적 실체에 다가가기 위해 똑같이 노력했다"며 "그러나 그때는 박수를 받았고 이번 수사에서는 비난받는 경우가 있었다. 구성원도, 사건 성향도 같은데 왜 다를까 의아했다"고 운을 뗐다. 

    이 수사팀은 이 사건을 맡기 직전인 지난해 10월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뇌물수수 및 성접대 의혹 관련 특별수사단에 소속돼 재수사를 담당했다. 

    당시 이 부장검사는 김 전 차관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고,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던 김 전 차관은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피아, 형사 영역에서는 생각하기 어렵다"

    이 부장검사는 이어 "이 사건에 '피아(彼我)'가 있을 것이라고 누군가는 생각하는데, 피아는 정치와 전쟁에서는 생길 수 있어도 형사의 영역에서는 생각하기 어렵다"며 "수사하는 입장에서 피아는 죄를 저지르고 은폐하려는 '피'와, 밝히려는 '아'만 있을 뿐"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는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했던 이인걸 전 특감반장에게 2017년 말 식사자리에서 "피아를 구분해야 한다"며 감찰 중단을 요구한 사건을 저격한 것이다. 

    이 부장검사는 "우리 수사팀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왔다"며 "우리 수사팀은 실체적 진실 찾기에만 집중했다. 재판장께서도 오로지 증거와 법리만 갖고 판단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김 부장판사의 정치적 편향성을 우려한 취지로 풀이된다. 

    조국 "따박따박 사실과 법리 따라 다툴 것"

    이로써 조 전 장관 등의 감찰무마 혐의와 관련해서는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최후진술과 선고기일만 남았다. 

    앞서 법원은 조 전 장관 관련 사건을 병합해 '감찰무마 의혹'과 '가족비리 의혹' 관련 재판으로 양분했다. 다음달 4일부터는 조 전 장관의 가족비리 의혹 관련 재판 심리가 진행된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면서 "제게 검찰이 덧씌운 여러 혐의 중 유재수 사건이 오늘 마무리 된다"며 "앞으로도 지치지 않고 하나하나 따박따박 사실과 법리에 따라 다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