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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윤봉길 영정도 친일?… '히로시마 성화 봉송' 임오경 의원의 친일타령

히로시마 이즈미 팀에서 15년간 선수·감독생활… "일본 성화봉송 주자 영광" 소감도

입력 2020-09-28 12:41 수정 2020-09-28 17:25

▲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창회 기자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순신 장군과 윤봉길 의사 등의 정부표준영정이 친일작가들에 의해 제작됐다며 영정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반응이 싸늘하다. 

임 의원 자신이 과거 일본에서 핸드볼 선수와 감독으로 뛰며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성화 봉송까지 한 전력이 알려지면서다. 정치권에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임 의원은 27일 문체부 자료를 공개하면서 "정부표준영정 98점 중 14점이 친일 논란이 있는 작가의 작품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임오경 "친일행위 작가가 그린 영정, 퇴출해야"

현충사에 봉안된 충무공 이순신 영정과 충의사에 봉안된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 영정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월전 장우성 화백이 1973년과 1978년에 완성했다. 이외에도 장 화백의 작품은 정부표준영정 목록에 4점이 더 있다. 친일인명사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했다.

장 화백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주최한 '조선미술전람회'에 참가해 4년 연속 특선을 받아 추천화가가 됐다. 이후 1944년 군국주의를 위한 '반도총후미술전(선전)'에 출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근거로 '장우성=친일' 주장

앞서 문체부는 지난 7월 장 화백의 충무공 영정 지정 철회 심사논의를 진행했다. 장 화백을 기리는 월전미술문화재단 종친회는 이를 두고 "조선 미술학도와 일본인 화가 입문의 유일한 통로인 선전에 출품한 것이 친일이냐"며 문체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장 화백 외에도 임 의원은 김은호 화백 작품(2점), 김기창 화백 작품(6점)과 관련해서도 표준영정 해제를 주장했다. 두 화백은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간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보고서'에 이름을 올렸다.

임 의원은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등지고 친일행위를 한 작가들이 그린 영정이 국가에 의해 지정돼 후손들에 전해지는 것은 옳지 않다"며 "친일 행적이 확인된 작가가 그린 표준영정의 지정 해제에 문체부가 적극 나서서 역사 바로세우기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작 이 같은 주장을 한 임 의원은 핸드볼선수 시절 일본에서 활동하며 1994년 제12회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알고 보니... 히로시마 시내 달렸던 성화 봉송 주자 중 유일한 외국인

임 의원은 1994년 9월 히로시마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서 히로시마 시청까지 800m 구간에서 성화를 봉송하고 시청광장에 있던 성화 안치대에 불을 붙였다. 임 의원은 히로시마 내에서 성화를 봉송한 유일한 외국인이다. 

임 의원은 당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으로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성화 봉송 주자로 뽑힌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힘차게 달렸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1994년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일본 핸드볼 무대에 진출해 선수 겸 코치로 신생팀이던 히로시마 이즈미에 입단했다. 1996년에는 이 팀에서 감독에 임명되며 선수 겸 감독이 됐다. 

임 의원은 당시 리그 8연패를 이끌었고 총 27회 우승을 달성했다. 일본 기자단이 선정하는 인기투표에서 8년 연속 인기상을 받기도 했다. 임 의원은 2008년 3월까지 팀의 감독을 맡은 후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이 창단되자 한국으로 복귀했다.  

임 의원은 일본에서 선수 겸 코치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8000만원가량을, 선수 겸 감독으로 임명되고 첫해 우승을 차지한 이후에는 1억원 이상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한국 프로야구 최고 연봉은 선동열이 받은 1억3000만원이었다.

야당은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전형적인 내로남불 행태라는 생각이다. 

문체위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방식으로 친일 프레임을 씌우면 임 의원의 핸드볼을 향한 헌신도 훗날에는 모두 친일로 매도될 것"이라며 "소모적이고 철 지난 반일타령을 하려거든 본인 과거가 조명되지 않도록 일본에서 받은 급여를 모두 토해내고 의원직을 사퇴한 다음 하라"고 질타했다.

한편 국회에도 임 의원이 친일파로 지목한 장우성 화백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장 화백이 그린 '백두산 천지도'는 1997년부터 국회 본관 로텐더홀 5층에 전시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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