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직 사퇴' 압박… 국민의힘 내부 "조치해야" "여당 물타기" 팽팽
  • ▲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 원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논란 해명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 원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1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논란 해명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성원 기자
    계속되는 악재로 수세에 몰렸던 더불어민주당이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피감기관으로부터 거액의 수주를 했다는 의혹에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야당에서는 박 의원을 대상으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여당의 물타기'라는 의견이 맞섰다.

    "박덕흠 의혹,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데 무슨 조사를 하느냐"

    문진석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 쓴 정도가 아니라 오얏을 모조리 훔친 것으로, 일찍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전대미문의 비리"라고 질타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조사특위 구성에 "시간을 끌면서 여론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려는 것"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것인데 무슨 조사를 하느냐"고 비난했다.

    앞서 박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을 지내던 시절 가족 명의 건설회사를 통해 피감기관들로부터 거액의 공사를 수주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전날 이와 관련해 원내외 인사들로 긴급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의 특위 구성에도 민주당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민주당의 핵심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박 의원의 흠결이 야당이 우리 당 의원들에게 제기했던 의혹보다 크면 크지 작지 않다"며 "집권여당으로 항상 참아왔다. 야당은 우리에게 들이댔던 잣대를 자당 의원에 들이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野 초선·중진 의견 엇갈려… "조치해야" vs "지켜보자"

    국민의힘에서는 박 의원을 대상으로 단호한 조치를 주장하는 초선 그룹과 '특위 조사를 지켜보자'는 중진 그룹의 의견이 엇갈렸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소속 한 초선 의원은 "일단 이해충돌이 있었다는 것 자체는 확인된 사실 아니냐"며 "야당이 어렵게 (지지율을) 회복해가는 상황에서 중진 의원이신 박 의원이 스스로 결단해주시는 것이 좋지 않나 한다. 민주당이 자당 의원들을 제명하고 나선 상황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영남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여당의 전형적인 물타기 전략에 우리가 너무 쉽게 넘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며 "(박 의원이)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조치하고 읍참마속해야겠지만 당내 절차라는 것이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여당의 정치공세의 휘둘려 떠밀리듯 하는 것은 우리 힘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경쟁 전자입찰제도에서 누군가에게 특혜를 줄 수 있거나 압력을 가해 수주를 받을 수 없다"며 국회의원이 된 후 오히려 매출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의원직 사퇴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