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부 "국시 추가 신청 불가"… "13년 만의 최저 응시생, 도서지역 공보의 수급 차질"… 전공의 8일 진료 복귀
  •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3학년 학생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문재인 정부의 4대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릴레이 1인 시위 중인 모습. ⓒ박성원 기자
    ▲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3학년 학생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문재인 정부의 4대 의료정책을 반대하는 릴레이 1인 시위 중인 모습. ⓒ박성원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정부가 의료정책에 관한 합의를 이뤄내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던 '의·정(醫政)갈등'이 의대생들과 정부 간 갈등으로 번졌다. 

    정부가 의사 국가고시(국시) 추가 연장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의대생들은 국시 거부 방침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 국시 응시생이 500명도 안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7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의사 국시의 추가 연장은 없다고 밝혔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재접수 신청을 하지 않은 의대생들은 금년도 실기시험 응시는 어렵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고지한 바 있다"며 "재신청을 다시 연장하거나 추가 신청을 받는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국시 추가 신청 없어"… 의대생 "국시 거부 방침 유지"

    손 대변인은 "재신청 기간은 어제(6일) 자정부로 종료됐으며, 재연장이나 추가 접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법과 원칙의 문제이며, 다른 국가시험을 치르는 수많은 직업과 자격에 있어서도 형평성 문제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7일 0시 기준으로 의사 국시 응시 재접수는 마감됐다. 기존 국시 시작은 지난 1일이었지만, 의·정갈등이 지속되면서 정부는 시험 시작 날짜를 1일에서 8일로 미루고 시험 재접수 기한도 5일 0시, 7일 0시까지 두 차례 연장했다.

    의사 국시는 실기시험과 필기시험으로 구성된다. 실기와 필기 모두 합격해야 의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정부가 접수를 마감한 시험은 실기시험으로, 9∼11월, 세 달간 치러진다. 필기시험은 내년 1월 7∼8일로 예정됐다.

    의대협, 국시 거부 방침 유지… 13년 만의 '최저' 응시생 446명

    의대생들의 단체행동을 주도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도 이날 견해를 냈다. 의대협 비대위는 "의협과 당·정의 졸속합의 이후 이어진 보건복지부와 여당의 표리부동한 정치행보에 많은 회원이 분노했다"면서 "우리는 기존 발표대로 국시 거부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의대협은 이 같은 성명을 전날에도 발표한 바 있다. 의대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응시자대표회의 의결에서 국시 거부 의견이 '만장일치'였다"며 국시 거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2021년도 제85회 의사 국시 전체 응시자의 86%(2726명)가 시험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시험을 치르는 응시생은 14%, 446명에 그쳤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 초까지 치러진 13차례 의사 국시에서 응시생이 3000명 밑으로 내려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응시인원은 2008년 제72회 국시가 4028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올 초에 치러진 제84회 국시가 3210명으로 가장 적었다.

    의료인력 수급 문제 우려… 신규 의사, 평년보다 2600명 감소

    국시 응시인원 감소로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매년 3000명의 신규 의사를 배출한다. 그런데 제85회 의사 국시는 446명이 응시했기 때문에 평년보다 2600명 정도 신규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공중보건의 인력 수급"이라며 "지역 보건소나 도서(島嶼) 지역의 경우 공보의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는 공보의 인력이 부족하면 도서지역에 정규의사를 고용하겠다고 하는데, 지금처럼 의·정갈등의 불씨가 남은 상황에서 누가 정부 말을 듣고 싶어 하겠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무기한 집단파업을 이어왔던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은 8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업무에 복귀한다.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7일 오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8일 화요일 오전 7시부터 단체행동을 1단계로 낮추겠다. 이게 비대위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전협의 단체행동 1단계는 전공의 전원이 업무에 복귀하되 1인시위와 피켓시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2단계는 전공의 필수유지업무 외 업무 중단 및 코로나 관련 업무 유지이며, 3단계는 전공의 전원 업무 중단과 코로나 관련 업무 자원봉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