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오사카 안 됐다고 센다이 제안, 드루킹과 무슨 관계인가"… 특검, 김 지사에 징역 6년 구형…항소심 선고, 11월 6일
-
- ▲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3일 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를 단순한 정치인 지지자 모임 중에 하나로 보기에는 (피고인이) 너무 많은 제안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사카 총영사가 안 됐다고 센다이까지 제안할 필요가 있었나."'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불법 댓글조작'을 벌인 혐의를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본질적 질문을 던졌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에 대해 "일반적 지지자 모임 중 하나라고 인식해왔다"고 주장해왔지만, 지지자 모임 회원에 공직을 제안하고, 다른 유력 정치인들까지 소개한 김 지사의 행위가 '일반적 지지자 모임'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재판부 "드루킹과의 잦은 만남, 단순 지지자 아닌 것 아닌가"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 부장판사)는 이날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에게 몇가지 물어보고자 한다"면서 김 지사를 직접 증인석에 불러내 질문을 했다. 재판부는 "드루킹 김동원과 자주 만났다는 것은 단순한 정치인과 지지자의 만남을 벗어나는 것은 아닌가"라며 "특히 대선 이후에는 할 일이 많았을 텐데 자연스럽게 멀어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니었나"라고 물었다.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경공모 회원에게 공직을 제안하고, 김동원에게 안희정 전 충남지사나 보좌관을 소개해준 사실도 있다"면서 "일반적인 정치인과 지지자의 관계라면 이렇게까지 해줄 이유가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김 지사는 2016년 6월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부터 드루킹 김씨를 소개받고 수차례 그와의 만남을 이어갔다. 김 지시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경공모 사무실을 세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특검은 2016년 11월 9일 방문에는 김 지사가 댓글조작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회에 참석했다고 주장한다.김 지사 측은 "많은 지지자들 모임이 있고, 김동원은 그중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는 편이었다"면서 "다른 지지자 모임과 마찬가지로 찾아오면 만나고 초청하면 시간이 가능할 때 찾아가고, 그런 일반적인 모임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공모 회원인 도모 변호사에 공직을 제안한 부분에 대해선 "어차피 청와대에서 검증하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좋은 경력이 있다면 가능한 널리 인재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이에 재판부가 "오사카 총영사가 안 됐다고 센다이 총영사까지 다시 제안을 할 필요가 있었나"고 다시 묻자 김 지사는 "청와대 행정관이 오사카 총영사는 규모가 커서 안 되고, 그보다 급이 낮은 센다이 총영사는 검토해볼 수 있을 거 같다고 해서 (김동원에게) 그대로 전했다"고 답했다. 김 지사의 해명에도 재판부는 "오사카 총영사가 거절됐다는 피드백을 전달해주고, 더 나아가 다른 자리도 제안했다는 것은, 일반적 지지모임의 하나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제안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김경수, 드루킹과 상하관계 명확하게 존재"… 온라인 댓글부대 문제도 인식재판부는 또 김 지사가 텔레그램으로 기사의 URL을 보내면 김씨가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답한 디지털 증거가 남아있다는 점과 김 지사가 2017년 2월 방송 인터뷰에서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댓글부대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재판부는 "피고인과 김동원 사이에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보면 그 안에서 상하관계가 명확하게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댓글조작을) 경공모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으로 인식했다고 하는데, 인터뷰 당시에는 피고인에게 작업한 기사목록을 보내고 있던 중이다"면서 "이런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활동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한편 특검은 이날 김 지사에 대해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3년 6개월, 공직선거법 위반 2년 6개월 등 총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씨와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기사 7만6083개에 달린 댓글 118만8866개의 공감·비공감 신호 8840만1224회를 조작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드루킹의 지인이자 경공모 회원인 '아보카' 도모 변호사에게 일본 센다이총영사직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김 지사의 항소심 선고를 11월 6일에 내리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의 항소심은 지난해 3월 시작돼 1년 6개월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