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말로는 협치 주장하며 실제로는 독재… 文, 이중적 행태 보여"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14일 여권에서 제기한 4대강사업 무용론과 관련해 '1 대 1' 끝장토론을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록적 폭우로 홍수 피해가 막대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4대강사업 재조사 목소리를 높이자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이런 수준밖에 안 되나"라고 탄식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4대강 쓸모없다? 1 대 1 끝장토론 하자"

    그는 "4대강사업이 홍수를 키웠다는 사람을 데려와라.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1 대 1 끝장토론이라도 하겠다"며 "강의 모래를 걷어내고 둑을 튼튼히 하고 물그릇을 키운 것이 어떻게 홍수 예방에 도움 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진영논리에 갇혀 비판하려다 보니 무리한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섬진강 홍수는 흙이 강에 쌓여 섬을 형성해 그곳에 나무가 자라면서 물의 흐름을 방해해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자체장들이) 요청했는데 그런 것을 놔뒀다"며 "또 홍수가 예상되면 예비방류해 댐의 홍수방지 기능을 키워야 하는데 물을 저장했다 최대 방류를 하니 이 두 가지가 겹친 것이라고 현지에서 말한다"고 전했다.

    이날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도 맹비난했다. 겉으로는 협치를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독재를 한다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여당이 다수의 힘만 믿고 일방독주하는 것은 민의(民意)가 아니다"라며 "그것은 민의에 대한 분명한 역사왜곡이자 반동이 아닐 수 없다. 협치를 말하면서 대화하지 않는 이중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최근 통합당 지지율이 민주당에 역전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그간 패배주의 생각이 있었다면, 지금은 열심히 하면 국민이 알아준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무기력과 패배주의에 낙담하지 않고 책임 있는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與, 폭압으로 野 짓눌러 국회 운영 모든 것 무너져"

    주 원내대표는 지난 5월8일 원내대표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전임자인 심재철 전 의원 시절 추진했으나 '자강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의 반발로 한 차례 상임전국위원회 추인에 실패한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관철시켰고,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통합도 매듭지었다.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 가장 어려웠던 일로 더불어민주당과 원 구성 협상을 꼽았다. 그는 "176석 거대여당이 '힘과 폭압'으로 야당을 짓누르면서 1987년체제 이후 힘겹게 쌓아올린 의회민주주의의 관행, 협치, 숙의민주주의, 여야 합의에 의한 국회 운영 등 모든 것이 무너져버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합의에 의한 국회 운영'이라는 원칙을 지켜줄 것을 요구했다.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 예산과 입법 강행 등 의석 수를 믿고 국회 의사일정을 밀어붙이는 여당의 오만이 계속된다면 앞으로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단호한 방침도 내놨다.

    주 원내대표는 "민심이 돌아서고 있으니 (민주당 지도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며 "새 지도부가 들어서고 상생과 협치의 약속이 있다면 우리도 호응하겠으나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이 숫자로 밀어붙이면 기존 상황이 바뀌기 어렵다"고 경계했다.

    "강하게 투쟁했어야 한다는 말이 있어 아쉬워"

    또 "원 구성 과정에서 힘으로 밀린 상황에 조금 더 강하게 투쟁했어야 한다는 말이 있어, 그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는 아쉬움이 통합당 내에 아직 남아있다. 통합당 한 중진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지도부가 야당의 의지를 관철시키지 못해 아쉽다. 이제부터는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