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발에 888억원 GBI, 알래스카·캘리포니아 배치…“한국이 아니라 미국 본토 방어용
  • ▲ 존 하이튼 미군 합참차장은 허드슨연구소와의 화상대담에서
    ▲ 존 하이튼 미군 합참차장은 허드슨연구소와의 화상대담에서 "북한의 ICBM 공격을 막을 체계를 이미 갖췄다"고 밝혔다. ⓒ허드슨연구소 유튜브 채널 캡쳐.
    미군 최고위 관계자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막을 효과적 체계는 갖췄다”고 밝혔다. 그러나 ICBM 이외 북한의 다른 위협에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존 하이튼 공군 대장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배치 요격체계 효과적”

    미국 우파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는 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군 합동참모본부 차장인 존 하이튼 공군 대장과 화상대담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올린 레베카 하인리히 선임연구원과 대담에서 하이튼 대장은 “북한의 ICBM 공격 위협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체계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하이튼 대장은 “우리(미군) 요격체계는 대부분 알래스카에 있고, 캘리포니아 반덴버그공군기지에도 있다”며 “이 요격체계는 이런 위협(ICBM 공격)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ICBM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하려면 일본열도 북쪽을 가로지르는 방법밖에 없다. 북극권을 거쳐 미국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가 요격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기 때문이다. 

    하이튼 대장은 “북한 ICBM이 태평양을 통과해 본토로 다가올 때 알래스카나 캘리포니아 반덴버그공군기지에 배치한 요격체계로 사전에 격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ICBM 잡을 요격체계 GBI… 1발 가격 888억원
  • ▲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GBI 시험발사를 하는 장면. ⓒ미군 공개사진.
    ▲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GBI 시험발사를 하는 장면. ⓒ미군 공개사진.
    미군 핵자산의 총괄 관리·운용 책임자였던 하이튼 대장은 미사일방어체계(MD)에도 정통하다. 그가 말한 요격체계는 지상배치요격체계(GBI, Ground-Based Interceptor)다. GBI는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44기가 배치됐다. 2020년 말까지 알래스카에 추가로 20기를 배치할 예정이다.

    1발 가격이 7500만 달러(약 888억원)인 GBI는 ICBM을 개조해 만들었다. 길이 16.7m, 폭 1.27m, 무게 21.7t으로, 3단 고체연료로켓을 사용한다. 사거리는 5300km, 요격고도는 2000km, 최고속도는 마하 33.8이다. GBI는 외기권파괴체계(EKV, Exo-atmospheric Kill Vehicles)를 사용해 적 미사일 본체가 아니라 우주공간을 비행하는 재돌입체를 격추한다. EKV는 대기권 밖에서 자체 제어로켓을 분사해 적 미사일의 탄두를 직격해 파괴한다.

    미국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지난해 3월25일 ICBM을 GBI로 동시에 요격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남태평양에서 쏜 탄도미사일 2기를 6400km 떨어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공군기지에서 쏜 GBI가 대기권 밖에서 요격했다. 첫 번째 GBI는 ICBM을 직격했고, 두 번째 GBI는 부서진 파편을 추적해 격파했다. 다탄두 요격능력을 입증한 것이다.

    하이튼 “GBI, 북한의 다른 위협에는 효과적이지 않아”

    하이튼 대장은 “그러나 이 요격체계는 북한 ICBM 이외의 다른 위협에는 효과적이지 않다”며 “커지는 북한의 위협, 이란의 잠재적 위협,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증가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방어역량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군은 지금까지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체계를 다 갖추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MD에 편입되지 않겠다며 추진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10년이 넘도록 장거리 요격체계가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