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H코리아 증시 상장한 날 8억원어치 매입, 3개월 뒤 전량 매각…이의경 처장은 아직도 6400주 보유
  • ▲ 이의경 식약처장. ⓒ박성원 기자
    ▲ 이의경 식약처장. ⓒ박성원 기자
    이의경(58)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남편인 탁태오(61) 강원대 교수가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NVH코리아 사외이사를 지내는 동안 이 회사 주식을 8억원 가까이 사들인 뒤 불과 3개월 뒤 되팔아 1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특히 탁 교수는 사외이사직에서 퇴임하는 날 NVH코리아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드러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졌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기업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처장도 NVH코리아 주식을 보유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이 회사가 최대주주인 '원방테크'라는 기업은 음압병실 관련사로 주목받았다. NVH코리아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코로나 수혜주'로 떠올라  한때 주가가 급등했다.

    NVH코리아 코스닥 상장한 날, 7억7900만원어치 추식 매입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NVH코리아의 기업정보에 따르면, 탁 교수는 2013년 12월3일 이 회사 주식 17만3170주를 매입했다. 이날은 NVH코리아가 코스닥에 상장된 날이다. 탁 교수는 공모가인 4500원에 주식을 샀다. 공모가 기준으로 당시 탁 교수가 사들인 주식은 7억7900만원 상당이다.

    탁 교수는 약 3개월 보름 뒤인 2014년 3월20일 NVH코리아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이날 종가가 513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당 630원씩 총 1억900여 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탁 교수가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임원·주요 주주 특정 증권 등 소유상황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사외이사 때 주식 사고 퇴임 날 전량 처분... 1억 시세차익

    보고서에 따르면, 탁 교수는 2012년 12월28일부터 2014년 3월20일까지 이 회사 사외이사(등기임원)를 지냈다. 당시 그는 국립대학인 강원대 교수 신분이었다. 그가 주식을 매입할 때는 NVH코리아 사외이사 신분이었고, 반대로 주식을 처분한 날은 사외이사직에서 퇴임한 날이었다. 이 때문에 그가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졌다. 

    탁 교수의 배우자인 이 처장도 NVH코리아 주식 6400주를 보유했다. 25일 종가 기준 1200만원 상당이다.

    탁 교수와 NVH코리아의 구자겸 회장은 같은 학회에서 함께 활동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탁 교수는 2006년부터 학회 표준위원회에서 표준화 이사, 표준위원회 위원장, 표준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는 표준위원회 당연직 위원으로 활동한다. 구 회장은 2012년 이 학회의 이사, 2017년에는 부회장을 지냈다. 

    탁 교수와 이 처장 부부는 구 회장과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대학원 동문이다. 탁 교수가 사외이사라는 신분과, 구 회장과 친분을 바탕으로 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했다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하다 적발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진다. 

    이의경 처장도 NVH코리아 주식 보유... "미공개 정보 공유했다면 공범"

    이 처장도 NVH코리아 주식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남편인 탁 교수와 미공개 정보를 공유했을 개연성이 제기된다. 이럴 경우 이 처장 역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이 처장이 이 회사 주식 6400주를 2014년에 매입했다고 하는데, 만일 배우자인 탁 교수가 얻은 미공개 중요 정보를 넘겨받아 주식을 산 것이라면 자본시장법 위반의 공범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탁 교수는 자신의 전공 및 연구분야(기계의용공학·차량동력학)와 관련된 NVH코리아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본지 보도를 통해 밝혀지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연관성이 있는 타인의 기업에 투자가 금지된다. 국립대 교수인 탁 교수는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는다. 강원대는 이와 관련, 진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본지는 NVH코리아 주식 관련 해명을 듣기 위해 탁 교수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NVH코리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한때 급등하는 등 주식시장에서 주목받아 '코로나 수혜주'로도 불렸다. 이 회사가 최대주주인 원방테크라는 회사가 음압병실 관련 회사로 주목받으면서 NVH코리아 주가는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달 20일 2985원(종가 기준)에서 1주일 만인 같은 달 27일 3445원까지 급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