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위협한 최초 바이러스부터 메르스·신종코로나까지… 감염 전문가가 알려주는 바이러스의 비밀
  • 새해 벽두부터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 전 세계가 패닉에 빠져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 바이러스는 중국 야생박쥐의 바이러스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 우한의 재래시장(야생동물 판매 가게들)이 발원지로 알려지면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중국 대도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전역으로 확산돼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으며 아시아, 유럽, 북미대륙으로도 확산되는 중이다. 중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현재로는 짐작하기조차 힘들다. 바이러스의 정체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을 뿐더러 유행 초기라, 알지 못하는 수많은 상황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에 인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발생 원인, 위험성 분석부터 효과적 대처까지… 재앙의 해답을 담다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그렇지만, 늘 그랬듯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한 경로를 통해 나타난 새로운 병원체가 문제를 일으킨다. 2003년 중국 사스 때도, 2015년 메르스와 2016년 지카 바이러스 때도 인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속수무책 당하고 말았다.

    '바이러스 쇼크(도서출판 매일경제신문사)'는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책이다. 적을 알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불변의 전략을 확실히 충족시켜준다. '앎'이야말로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인류의 가장 현명한 자세가 아닐까. 이 책은 바이러스의 역사와 탄생 계기부터, 최근 자주 출현한 박쥐 바이러스의 정체까지 재앙의 해답을 충실히 담았다. 나아가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대처하는 방법 또한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바이러스를 마냥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기보다 실체를 정확히 파악해서 빨리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동물보건기구 전염병 전문가이면서 세계적으로 전염병 연구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증을 남김없이 해소해준다. 바이러스의 정체와 미생물의 역사, 신종 바이러스의 탄생 계기, 오래전부터 인류와 공생해 온 바이러스의 역사, 그리고 어떻게 인류에게 위협을 가하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문적이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전개한다.

    위험의 진원지가 되는 야생 밀림의 이야기부터 아프리카 대륙을 위협한 에볼라 바이러스의 주범 과일박쥐, 중국 대륙을 위협한 사스 바이러스의 주범 사향고양이…. 그리고 영화로 미리 맛본, 바이러스로 인한 국가적인 재앙 시나리오까지 흥미진진하게 설명해준다. 마지막으로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세계적인 대처법부터 개인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는 예방법까지 서술한다.

    다음은 본문에 기술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상식 6가지.

    Q.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정체는 무엇인가?

    코로나 바이러스는 동물 및 사람에게 호흡기 질환이나 소화기 질환(설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그중 사람에게 전파가능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재 6종이 알려져 있다. 이 중 4종은 감기와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이며 나머지 2종은 각각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개된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스 유사 박쥐 바이러스와 유전자 일치도가 가장 높아(89.1%) 박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한다.

    Q. 어떻게 전염되나? 사람 간 전염은?

    '공기 감염'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메르스 등과 같은 '비말 감염'으로 보인다. 기침 등을 통해 튀어나오는 침방울 등이 매개가 된다. 참고로 공기 감염은 바이러스가 포함된 아주 작은 입자(에어로졸)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감염되는 방식으로 매우 전염력이 강하다. 이러한 공기 감염과 구분 지어야 할 부분은, 비말 입자는 큰 침방울 입자로 공기 중에 오래 떠있지 못해 일반적으로 2미터 이내에 바닥으로 금방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말 입자가 떨어진 표면을 만진 손으로 점막 부분을 비비거나 가까운 거리에서 침방울에 직접 접촉될 경우 전염된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가 중요한 이유다.

    Q.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무증상 감염자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무증상 감염이란, 쉽게 말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 잠복기에도 전염되는 경우다. 잠복기 동안, 특히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 바이러스가 충분히 증식된 상태에서 주변 사람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다만 감염자가 어느 정도 수준의 증상을 보여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지는 계속 연구 중이다. 2020년 2월 3일 기준 국내에서는 아직 무증상 감염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Q. 반드시 KF94 마스크를 써야 예방 효과가 있나?

    'KF94 이상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소문이 온라인에서 나돌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KF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정하는 보건용 마스크 등급으로 '코리아 필터(Korea Filter)'의 약자다. 80·94·99 등 3가지 등급이 있다. 숫자가 클수록 더 미세한 먼지까지 차단해주지만 산소투과율도 같이 낮아져 숨 쉬기가 어렵다.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가 장시간 착용하는 건 오히려 건강에 안 좋다고 한다. 의료 전문가들은 KF80만 돼도 예방 효과가 충분하다고 한다.

    Q. 메르스나 사스보다는 치사율이 낮다고 하는데?

    메르스 치사율은 30%, 사스 치사율은 10% 정도로,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에 비해 낮은 편이다. 확산 초기 2% 정도 치사율로 추정했으나, 한국 보건당국은 기존 추정치보다 2개가량 높은 4~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2020년 2월 2일 기준). 다만 치사율은 감염 확산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중국에서 환자와 사망자 수치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 중이어서 4~5%보다 증가하거나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내 의료기관이 부족해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환자가 대다수란 점을 고려하면 사망자가 증가해 치사율도 오를 수 있다. 반면 감염자 수 증가보다 사망자 수 증가 속도가 더딘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Q.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박쥐가 원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동물과 사람 모두를 감염시키는 인수 공통 전염병이다. 사스는 박쥐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를 매개로, 메르스는 박쥐 바이러스가 낙타를 매개로 출현한 것으로 추정한다. 우한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 중에서도 '중국관박쥐'가 잠정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1967년 첫 환자가 보고된 마르부르그바이러스(아프리카출혈열), 1998년 말레이시아에서 발견된 니파바이러스, 1994년 호주에서 발견된 헨드라바이러스 등의 보균체이기도 하다.

    박쥐가 바이러스에 죽지 않고 공생하면서 전파매개체가 된 것은 박쥐의 독특한 면역체계 때문이다. 박쥐의 체온은 다른 포유류보다 2~3도 정도 높다. 고온에선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백혈구 등은 활성화된다. 또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바이러스가 체내로 침투하면 인터페론이라는 항바이러스 단백질이 만들어지는데, 박쥐는 이 인터페론이 항상 활성화돼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 저자 소개

    저자 최강석은 동물전염병 국제전문가이자 수의바이러스 학자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동물전염병 예방연구를 전공으로 동대학원에서 석사,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프랑스 국제농업개발협력센터 등에서 아프리카 전염병 연구를, 한국국제협력단 수의전문가로서 몽골 정부의 구제역 방역 기술지원 활동을 수행한 바 있다. 현재 세계동물보건기구 전염병 전문가로서 동물바이러스 전염병의 국제적인 확산 방지를 위해 다양한 국제협력 기술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동물과 사람의 전염병 관련 100여 편의 연구논문과 특허를 발표하는 등 지금도 전염병 연구 활동을 활발히 하고있다.

    저서로는 '바이러스의 습격', '바이러스 이야기(공저)', 'Newcastle Disease(영어, 스페인어, 터키어동시출간)', '전염병의 위협, 두려워만 할 일인가(역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