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황교안에 '릴레이 공개토론' 제안… "북한, 핵폐기하고 국제사회 준칙 지켜라" 촉구도
  •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창당대회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안철수 대표는 '실용적 중도정당'을 강조하며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창당대회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안철수 대표는 '실용적 중도정당'을 강조하며 "시진핑 방한보다 국민 생명이 우선", "북한 핵폐기 촉구" 등의 발언을 했다.ⓒ권창회 기자
    "새로 탄생한 국민의당, 진정한 실용적 중도정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진정한 개혁의 문을 열고, 제일 먼저 개혁의 길로 달려나가겠다"
    "정부개혁·공공개혁·노동개혁·규제개혁·연금개혁 등 국가개혁의 기초를 닦겠다"
    "사익 추구 배격하고, 정치의 공공성 회복하겠다"
    "일하는 정치, 일하는 정당으로 제대로 일하는 정치 보여주겠다"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기치를 다시 세우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당 창당대회에서 대표 수락 연설을 통해 이같이 선언했다. 안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종합예술학교 SAC아트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오렌지색 스웨터를 입고 연단에 오른 안 대표는 대표 수락연설에서 우한폐렴 사태로 운을 뗐다. 안 대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지하철 등에서는 꼭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한다면 이 고난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8년 전 정치를 바꿔보라는 국민의 기대 속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현실정치의 벽은 높고 두터웠다"며 "지금은 그 벽이 더 높고 두터워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안철수 "기득권 양당에 표 줘선 안돼"

    안 대표는 "선거에서 이기면 국민세금을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자기편 먹여살리기에만 관심있는 게 대한민국 구태정치의 민낯"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기득권 양당에게 지금도 표를 주겠다는 분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 아들 딸들 미래를 위해 냉정하게 생각해보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안 대표는 또 "이대로 가다간 나라가 주저앉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까지도 비상한 시국이다. 무엇하나 제대로 풀리는 게 없다"며 "20세기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산업화·민주화·정보화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낸 우리 자랑스러운 조국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고 통탄했다.

    "文정부, 촛불정신 운운하더니 공정과 정의 무너뜨려"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촛불정신 운운하는 지금 정부도 (지난 정부와) 똑같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서 정의와 공정의 가치마저 훼손하고 무너뜨렸다"며 "그뿐인가. 사회 곳곳에 극단적인 증오와 불신을 심어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과 대화하되 핵 폐기 진정성 촉구해야"

    안 대표는 북한을 향해 핵을 폐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북한과 대화하되 북한에게 세계 공동체의 일원으로 북핵 폐기의 진정성과 함께 국제사회의 준칙을 지켜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당국에 제안한다. 여러분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길은 하루빨리 정상국가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안 대표가 "북핵폐기하고 정상국가의 길로 들어선다면 그동안 저를 욕한 것도 다 잊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박수와 동시에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안 대표는 또 최근 우한폐렴 사태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는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메르스 때보다 확진자 수가 세 배에 이르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특별담화를 통해 초기 대응에서 미흡했던 점들,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 방역 대책과 민생대책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고 국민께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진핑 방한보다 국민의 생명 우선해야"

    안 대표는 정부여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염두에 두고 중국에 대해 미온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정부는) 시진핑 방한을 국민안전과 생명보다 우선 순위로 놓지 마시기 바란다"며 "방역 전문가들이 이런 말을 했다. '다른 부분 고려해서 정부 차원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렇게 되지 않고 온전히 전문가적 판단으로 현장에 임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늦었지만 관료 중심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폐지하고, 질병관리본부와 전문가로 구성된 새로운 대책본부를 만들어 전권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정부부처가 그 결정을 따르도록 대통령이 지시해야 한다. 한마디로 이제는 장기전을 준비하면서 정치적 판단보다 전문가 판단을 존중하란 뜻이다"라고 덧붙였다.

    "총선은 정책과 비전 경쟁"… 이해찬·황교안에 '릴레이 공개토론' 제안
     
    안 대표는 "이번 총선이 정권 심판이나 야당 심판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정책과 비전 경쟁'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21세기 들어와서 수많은 나라들이 교육개혁·노동개혁·규제개혁·산업구조 개혁 같은 과제에 공통적으로 직면했다"며 "이럴 때 타협하지 않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개혁에 나선 나라들은 모두 선진국이 됐다. 반면 포퓰리즘에 휩싸인 나라들은 모두 망가졌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총선에서 치열한 정책과 비전 경쟁이 이뤄지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이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해찬 대표, 황교안 대표에게 정당 대표간 국가개혁과제와 미래비전에 대한 릴레이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을 향해 "4월 15일 양심있는 유권자들이 개혁의 싹을 틔워 줄 것이다. 함께 오렌지 혁명을 일으켜서 정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꿉시다"라고 호소했다.

    미래통합당 "창당 환영… 할 말은 하는 진정한 야당 기대"

    미래통합당은 국민의당 출범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오후 이창수 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래통합당은 국민의당이 기치로 내세운 '일하는 정치'에 적극 공감한다"며 "이제 국민의당은 대한민국 정치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정부여당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창수 대변인은 이어 "특히 '문정부 중국 눈치 그만 보라', '중국발 입국 한시적으로 제한' 등 최근 안 대표의 발언에서 할 말은 하는 진정한 야당의 모습을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당 관계자는 코로나19(우한폐렴)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창당대회에 당원들의 참석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행사를 실시간으로 알렸다. 이날 행사는 발언자를 제외하고 모든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진행됐다. 현역의원으로는 권은희·김삼화·신용현·김수민·이태규 의원 등 5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