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폐쇄로 교역 중단, 물가급등… "접경 랴오닝·지린성에 환자 100여 명" 뉴스에 불안감
  • ▲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신의주.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신의주.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당국은 지난 3일 “우리 공화국 내에는 우한폐렴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신의주에서 의심환자 2명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한다. 장마당에서는 중국과 교역이 끊긴 뒤 물가가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접경지역에서 100명이 넘는 우한폐렴 확진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북한 주민들을 불안하게 한다.

    북한 화교 “신의주서 우한폐렴 의심환자 2명 격리 중”


    신의주에서 우한폐렴 의심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북한에 거주 중인 화교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다. 신의주에 거주하는 이 화교는 설 연휴 전에 중국 단둥에 갔다 국경이 막혀 귀가하지 못했다. 이 화교는 “신의주에 우한폐렴 의심환자 2명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가족을 통해 들었다”며 “환자 한 명은 신의주 관문여관에 격리됐던 사람 가운데서 나왔고, 다른 한 명은 백운동 주민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와 별개로 북한 장마당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물가가 급등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중국 단둥에서 활동하는 북한 무역업자는 신의주에 있는 가족에게 들었다며 “설 전까지만 해도 쌀 1kg에 3위안(약 509원) 정도였는데 1월 말에는 5위안(약 850원)으로 뛰더니 2월2일에는 7위안(약 1200원)을 받는다”면서 “지금 추세라면 며칠 안에 10위안(약 1700원)을 넘을 것 같다”고 방송에 알렸다.

    이 무역업자는 “쌀값뿐 아니라 화장지를 비롯한 모든 생필품 가격이 매일 급등한다”며 “중국과 국경 봉쇄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 물가가 급등했다는 소식을 가족에게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와중에 돈주(북한 신흥부유층)와 장마당 상인들이 생필품을 매점매석하고 내놓지 않아 물가상승을 부추기는데도 북한 당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 ▲ 북한은 우한폐렴 확산을 막는다며 과거 사스, 메르스 때보다 더욱 강력하게 주민들을 옥죄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은 우한폐렴 확산을 막는다며 과거 사스, 메르스 때보다 더욱 강력하게 주민들을 옥죄고 있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국 국가보건건강위 “우한폐렴, 랴오닝성 74명, 지린성 31명”

    중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도 북한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중국 국가보건건강위원회는 3일 현재 랴오닝성에서 74명, 지린성에서 31명의 우한폐렴 확진환자가 발생해 격리조치했다고 밝혔다. 두 지역은 북한 평안북도·자강도·양강도·함경북도와 맞닿았다. 겨울철 압록강이 얼어붙으면 북한 주민들이 몰래 도강(渡江)하는 지역들이다.

    북한의 조치도 주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4년 에볼라 때는 국경은 막았어도 무역은 완전히 차단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무역까지 막는 바람에 민심이 흉흉해졌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국내 이동도 철저히 통제받고, 중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무조건 20일 동안 격리조치당한다”면서 “신의주에서는 외출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이를 어기면 단속에 걸린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전했다.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북한에서는 마스크 하나로 온 가족이 외출할 때마다 돌려쓴다고 방송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한폐렴에 이처럼 예민하게 대응하는 이유로 공중보건역량 부족을 꼽는다. 북한의 공중보건 기반시설은 완전히 붕괴한 상태여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은 물론 감염조차 제대로 진단할 역량이 없어 우한폐렴이 북한에서 창궐해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