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부동산 재산권 국가 소유임에도 평양·함흥·신의주 등 주택 거래 활발”
  • ▲ 평양 미래과학자 거리에 지어진 고층 아파트. 이 곳에는 대학교수, 핵무기·탄도미사일 관련 과학자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시스-공동취재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평양 미래과학자 거리에 지어진 고층 아파트. 이 곳에는 대학교수, 핵무기·탄도미사일 관련 과학자 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시스-공동취재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에서는 공식적으로는 부동산 거래를 할 수가 없다. 모든 재산 소유권은 국가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북한에서는 부동산 거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지난 6월 15일 북한 부동산 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KOTRA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2009년 주택법을 제정, 원칙 상 토지와 부동산 재산권은 모두 국가에 귀속되며 주택은 국가가 일괄 건축·보수해 국민들에게 나눠주고 국민들은 사용권만 갖도록 돼 있음에도 암암리에 거래되는 북한 주택들이 많고 부동산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주택을 5개 등급으로 나눠 국민들에게 공급한다고 한다. 특급은 노동당 부부장급 이상의 고위 관료용, 4급은 노동당 국장급 간부와 대학교수, 3급은 당 과장 및 처장급 간부, 2급은 당 일반 간부, 1급은 일반 주민들 거주용이라고 한다.

    형식상으로는 북한이 주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해야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민뿐만 아니라 노동당 간부까지도 부동산을 직접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KOTRA는 “북한 부동산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10년 전에 비해 최소 10배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3년 전 英로이터 통신의 보도를 인용하기도 했다.

    KOTRA에 따르면, 북한에서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는 곳은 평양, 남포, 개성, 청진, 신의주, 라선 등 도시가 중심이 되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거래에는 북한 돈이 아니라 中위안화가 주로 사용되며 평양과 같이 고액 부동산을 거래하는 지역에서는 美달러를 쓴다고 한다.

    평양 중심가 아파트의 가격은 1㎡당 5,000~8,000위안(한화 약 83만 6,000원~ 134만 원)이며, 고급 별장(저택)은 1㎡당 8,000달러(한화 약 892만 5,000원)의 높은 가격에도 거래가 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접경도시인 신의주는 북한 내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한 곳이어서 1㎡당 5,000위안 선에서 거래, 中단둥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대동강 하류에 있는 공업도시 남포는 고급 아파트가 부족한 편이라 1㎡당 3,500~6,000위안(한화 약 58만 6,000원~100만 4,400원)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평양 다음 가는 도시이자 경제 특급시로 지정돼 있는 개성은 1㎡당 2,300~4,000위안(한화 약 38만 5,000원~67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고, 청진과 나선은 핵 실험장에서 가깝고 김정은 정권의 정책 변화 탓에 1㎡당 거래가가 1,000위안(한화 16만 7,000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KOTRA는 남북정상회담과 美北정상회담 이후 中단중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진 것으로 미뤄 북한 내부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OTRA는 “북한에서는 단기간에 부동산 산업의 시장화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겠지만 상업용 토지나 비즈니스용 아파트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북한이 개혁개방을 조금씩 이뤄냄에 따라 부동산 산업도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