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자녀 둔 50대 남성… "이슈화 원치 않는다" 가족들 요청에 우리공화당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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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일 공수처 설치법 국회 통과 직후 국회 근처 거리에서 '공수처 악법 반대'를 외치며 분신을 기도한 안모씨가 주변 시위대의 보호를 받으며 쓰러져 있다.ⓒ우리공화당 제공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법안 통과에 반대하며 노상에서 분신을 기도한 우리공화당 당원이 31일 오전까지 의식불명 상태다.우리공화당 당원 안모(59) 씨는 30일 여의도 국회 근처에서 "공수처 악법 반대"를 외치며 행진하던 중 오후 7시 10분쯤 공수처법 가결 소식이 알려지자 바른미래당 당사 옆 SK주유소 앞 차도에서 분신을 시도했다.안씨의 몸에 불이 붙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급히 인근 주유소에서 가져온 소화기로 진화했다. 하지만 온몸에 화상을 심하게 입은 안씨는 119 구급차에 실려 영등포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으로 긴급이송됐다. 안씨가 분신한 부근에서는 몸에 불을 붙이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휴대용 가스라이터가 발견됐다. 또한 안씨의 소지품으로 보이는 가방(백팩)도 불에 그을린 채 함께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
- ▲ 분신 기도한 안모씨가 불을 붙인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스 라이터ⓒ우리공화당 제공
얼굴 화상 심한 것으로 알려져… "갑작스러운 분신 결행, 말릴 틈도 없어"현재 안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의 분신 순간을 목격한 송영진 우리공화당 대외협력실장에 따르면 안씨는 얼굴 부위 화상이 무척 심각했다고 말했다. 31일 오전 현재 안씨는 한강성심병원 화상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병원 측은 현재 외부인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한 상태다. 본지 취재진이 병원 화상중환자실을 찾아 관계 의료진에게 환자의 상태에 대해 물었으나 의료진은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우리공화당에 따르면 안씨는 맥박과 호흡은 유지되는 상태라고 한다.분신 기도 당시 안씨는 시위대 대열에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분신 결행으로 주변 사람들이 말릴 겨를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의 몸에서 불길이 솟구치자 분신 기도를 확인한 시위대가 소리를 지르면서 "119 빨리 불러"라고 외치며 발을 동동 굴렀던 것으로 전해졌다.자신이 입고 있던 옷으로 안씨 몸에 붙은 불을 진화하는 시위 참가자도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 동료들과 주변 관계자, 경찰이 소화기로 안씨 몸에 붙은 불을 끄긴 했지만, 안씨는 이미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시위대는 "문재인 물러가라" 는 구호와 함께 격한 욕설을 퍼부으며 분노했다. 119 구급차가 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분신 결행으로부터 약 7분이 지난 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안씨 가족들 "이슈화하지 말아달라"… 우리공화당 "가족 뜻 존중한다"우리공화당에 따르면 , 안씨 가족은 안씨의 분신에 대해 "이슈화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인지연 우리공화당 대변인은 31일 "가족들이 기자들과 당원들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며 "가족들도 어제 안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고, 조원진 공동대표가 가족 한 분과 만난 게 전부"라고 말했다.조 공동대표는 30일 밤 병원에서 가족과 만난 후 브리핑을 통해 "갑자기 이런 일이 발생해 상당히 당황스럽고 여러 가지로 안타깝다. 정치적으로 공수처법 문제 때문에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안모 당원이 쾌유할 수 있는 최대한의 준비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조 공동대표는 이어 "당이 나서서 이슈화하는 일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가족의 말씀이 있었다"며 "우리공화당은 가족의 뜻을 최대한 존중한다. 공수처 악법 통과로 인해 이런 불상사가 생겼고, 그분의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더이상 동지들이 희생해서는 안 된다. 억울하고 분노하고 힘들더라도 자기 몸을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하는 일은 동지들께서 자제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안씨는 부인과 자녀 둘이 있는 가장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