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WP 기고서 "한일 역사분쟁에 美 끌어들인 건 동맹남용… 양국 신뢰 이미 손상"
  • ▲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에도 불구, 한미 간 신뢰가 손상돼 한미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WP는 한국의 이같은 행동이 '동맹 남용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군'을 철수시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뉴데일리 DB
    ▲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에도 불구, 한미 간 신뢰가 손상돼 한미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WP는 한국의 이같은 행동이 '동맹 남용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미군'을 철수시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뉴데일리 DB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에도 한미 간 신뢰가 손상돼 한미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O)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와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트 아미티지는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스포트(WP)에 '66년간 이어진 한미 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졌다(The 66-year alliance between the U.S. and south Korea is in deep trouble)'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은 현명했지만 관계에서의 신뢰는 이미 손상됐다"며 "한국은 소중한 합의를 지렛대로 사용해 미국을 한일 간 경제적·역사적 분쟁에 개입하도록 강제했고 이는 동맹 남용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보협력을 중단하겠다는 위협은 북한 핵·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한미일 3국의 대응 능력을 떨어뜨린다"면서 "한국의 안보이익이 미국과 일본의 안보이익과 잠재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한미관계 마찰이 가중된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한 것을 꼽았다. 또 방위비 협상 자리에서 미국 대표단이 조기에 협상장을 떠난 사실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 간 균열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5배 방위비, 문 정부선 실행 불가능"

    차 석좌와 아미티지는 방위비를 5배 더 내라는 미국의 요구가 문재인 정부로서는 정치적으로 실행 불가능하고, 한국이 약 110억 달러가 들어간 경기 평택 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의 90%를 부담한 바 있다고도 했다. 두 사람은 미국의 욕심에 대한 한국인의 분노가 주한 미국대사관저 월담 사건에서 표출됐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한미 동맹이 약화되는데 중국도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2017년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이 제안한 다자무역협정에 동참하길 원하는 반면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에는 머뭇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이런 갈등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이는 한국과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일본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까지 충격파를 던져 미국 외교정책의 재앙이자 미국이 강대국 위상을 중국에 넘겨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