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세련, 18일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장 제출… "공소장에 본교 없다" 해명에 재학생 반발
  • ▲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18일 고려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해 입학 취소를 거부하고 있다며 정진택 총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뉴시스
    ▲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는 18일 고려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씨의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해 입학 취소를 거부하고 있다며 정진택 총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뉴시스
    시민단체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딸 조민(28) 씨의 ‘입시부정 의혹’과 관련해 "정진택 고려대 총장이 입학취소를 거부한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이하 법세련)는 18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총장을 ‘업무방해죄 및 명예훼손죄’로 고발한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법세련은 “정 총장은 조씨 입학을 즉각 취소해야 함에도 중대하자를 운운하며 입학 취소를 거부하고 있다”며 “고려대 학사운영 규정을 무력화시켜 고려대 입시업무를 명백히 방해하고 학교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세련 “정진택, 말 바꾸며 조민 입학취소 거부”… 고려대 “원칙·규정에 따라 대처”

    법세련은 “(정 총장은) 조씨의 위조 스펙을 활용한 입시비리가 밝혀지자 공소장에 내용이 적시되지 않았다는 등 계속 말을 바꿔 조씨의 입학취소를 거부하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조씨 입학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 정 총장의 구속수사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흐지부지 넘어가면 권력층 자녀는 입시부정을 저질러도 면죄부를 받을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검찰은 사회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법세련의 고발장 제출은 조씨의 입학비리와 관련, 고려대가 “원칙과 규정에 따라 신중히 대처하고 있다”며 ‘미온적 태도’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고려대는 15일 정 총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조씨에 대한) 입학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며 “입학사정을 위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다면 정해진 절차를 거쳐 입학취소 처리가 될 수 있고,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분명한 원칙과 규정에 입각해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 총장은 “자체조사 결과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자료는 본교 사무관리규정에 의해 모두 폐기돼 (논란이 된 조씨 전형자료가) 제출됐는지 확인이 불가했다”면서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렸지만, 정경심 교수의 추가 공소장에는 본교 입학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료 제출 여부를 다각도로 확인 중”이라며 “자료 제출 여부가 입증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입학을) 취소할 수 있는 조치가 마땅하지 않으므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정 총장은 학생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고려대는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거짓말을 하거나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꾼 적이 전혀 없다”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정 총장의 '해명'이 오히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총장이 나서서 조국 자녀의 의혹을 비호함으로써 '정의와 공정'에 반하는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고려대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17일 오후 정 총장의 발언을 비판하며 조씨의 부정입학 취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자는 글까지 올라왔다.
  • ▲ 고려대 학생들은 조민의 '부정 입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조씨 입학을 취소해야 한다며 반발해왔다. 이들은 22일 '조민 입학취소' 집회를 예고했다. ⓒ뉴데일리 DB
    ▲ 고려대 학생들은 조민의 '부정 입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조씨 입학을 취소해야 한다며 반발해왔다. 이들은 22일 '조민 입학취소' 집회를 예고했다. ⓒ뉴데일리 DB
    ‘경영민수’라고 밝힌 한 학생은 ‘고파스’를 통해 "검찰 공소내용에는 조민 학생생활기록부에 부정하게 서류가 기재됐음이 명확하게 적시돼 있다"며 "학교생활기록부는 고려대학교 입학전형에 필수적 서류이고, 입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총장 해명에 반발 '확산'… 재학생 22일 ‘조민 입학취소’ 집회 예고

    이 학생은 "그럼에도 정의의 가치를 추구하는 고려대학교가 이 사태에 관해 즉각적인 처분을 내리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사랑하는 모교가 ‘우리는 당시 자료를 전부 폐기해서 모르는 일이다. 조금만 더 지켜보자’는 무책임한 말과 태도를 보일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학생은 그러면서 22일 오후 7시 ‘조민 부정입학 취소 집회’를 열자고 건의했다. 집회의 목적은 조민 부정입학에 관한 진상규명과 입학취소다.

    고려대 학생들은 조씨의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진 뒤 꾸준히 조씨의 입학취소를 주장했다. ‘고파스’에는 "‘민족고대’인지, ‘민초(Min Cho·조민)고대’인지" "曺國(조국)을 사랑하는 학교라는 의미에서 ‘조국고대’로 바꾸는 건 어떨지" 등 비난의 글이 잇따랐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11일 구속수감 중인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에 딸 조씨를 단국대·공주대 인턴 경력을 허위로 꾸며낸 공범으로 적시했다. 조씨는 허위 경력을 자기소개서에 적어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수시 합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