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복층 구조물 몰래 23평 늘려 영업… 경찰, 클럽 관계자 3명 과실치사 혐의 입건
  • ▲ 27일 오전 2시39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 23.1㎡가 무너져 2명이 숨지고 외국 수구선수 등 14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붕괴 사고 클럽 내부. ⓒ뉴시스
    ▲ 27일 오전 2시39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클럽 내부 복층 구조물 23.1㎡가 무너져 2명이 숨지고 외국 수구선수 등 14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붕괴 사고 클럽 내부. ⓒ뉴시스

    광주 클럽 붕괴사고는 '예고된 인재'라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사고가 난 'C클럽'은 지난해에도 구조물로 인해 손님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지만 보강공사 없이 불법 구조물 영업을 계속해오다 더 큰 화를 부른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27일) 클럽 붕괴사고와 관련해 클럽 관계자, 광주 서구 공무원 등 10여명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과실 여부, 클럽 인허가와 증개축 과정에서 위법 사항, 인명피해 등에 대한 수사를 벌여 클럽 관계자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클럽 업주, 지난해 '비슷한' 사고로 벌금 200만원 처분

    경찰은 지난해 6월에도 클럽에서 복층 구조물 강화유리 깔판 등 구조물 일부가 떨어져 여자 손님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중시하고 있다. 당시 업주는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벌금 200만원 처분을 받았지만, 파손 부분만 서둘러 보수하고 영업을 계속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해 사고 장소의 반대편 복층 구조물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불법 증축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가 난 클럽은 2016년 1월 건물 1~2층 504.09㎡(1층 396.09㎡·2층 108㎡)를 일반음식점 영업장으로 운영하겠다고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클럽 측은 이후 2017년 12월 복층 구조물 면적을 77㎡(23평) 더 늘리는 불법 증축을 통해 185㎡의 상부 공간에서 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증축한 복층 구조물을 떠받치는 철물 시설은 천장으로 이어진 용접 파이프 2개와 1층 바닥에서 받쳐주는 파이프 1개가 전부로 매우 허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클럽 측은 부실하게 불법 증축한 복층 구조물의 이용객을 제한하지 않아 사고를 자초했다. 한꺼번에 몰린 손님들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철물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는 것이다.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되는 '일반음식점'은 주류와 음식의 판매만 허용되고 사업장 내에서 춤을 출 수 없다. 만약 사업장에서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게 하려면 위락시설인 '유흥주점'으로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클럽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놓고 개업 당시부터 음악을 틀고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있도록 해 '유흥주점'처럼 운영해 왔다.

    처벌 받고도 보강공사 안해… '일반음식점' 신고, '유흥주점'처럼 운영

    경찰은 사고 당시 무너진 21㎡ 남짓한 공간에서 30~40여명이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복층 구조물 아래에 있다가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이 같은 불법 증축이 언제 이뤄졌는지 등 추가 조사를 벌인 뒤 입건한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7일 새벽 2시39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C클럽' 내 복층 구조물 23~26㎡(7~8평) 정도가 붕괴되면서 A씨(38) 등 2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에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선수 8명도 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국토부는 28일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해 각 지자체에 다중이용건축물 등 정기점검대상 건축물에 대한 불법 증축(구조변경) 점검을 신속히 실시하고 이를 이행치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반복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현행 건축법 제35조에 따르면 다중이용건축물, 3000㎡이상 집합건축물, 다중이용업의 용도로 쓰이는 건축물로서 조례로 정하는 건축물, 준다중이용건축물중 특수구조건축물 등은 불법 증축 여부에 대한 정기점검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