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우리는 준비돼 있는데 일본이 안 된 것 같다"…한일 관계, 수교 이래 최악 평가
  • ▲ 청와대 전경. ⓒ뉴데일리 DB
    ▲ 청와대 전경. ⓒ뉴데일리 DB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결국 무산됐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둘러싼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65년 수교 이래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은 물론, 한·미·일 3각공조의 균열이 우려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5일 G20 정상회의 기간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한일 회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항상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일본은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한국은 '우리가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는데, 일본에서 아무 반응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장에서 만약 일본이 준비돼서 만나자고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는 언제든지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7일부터 29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를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 14회를 맞는 오사카 G20 정상회의는 지난해 11월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회의 이후 약 7개월 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러시아(이상 G8)와 한국·중국·아르헨티나·인도·터키·브라질·멕시코·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사우디아라비아·인도네시아·EU 의장국이 참여한다. 

    문 대통령은 우선, 방문 첫날인 27일 재일동포 400명을 초청해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지 동포들을 격려한다. 

    이어 28일과 29일 양일에 걸쳐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경제와 무역·투자 △혁신 △불평등 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실현 △기후변화·환경·에너지 등에 관한 논의에 참여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세계경제와 무역·투자'를 주제로 한 첫 번째 세션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이어 둘째 날인 29일 오전 문 대통령은 '불평등 해소 및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실현'을 주제로 하는 세 번째 세션에서 발언한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G20 일정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에게 글로벌 주요 현안들에 대한 우리 입장과 함께,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이라는 우리 정부의 정책기조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어 "문 대통령은 또 이번 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향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강조할 방침"이라며 "평화가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경제발전이 다시 평화를 공고히 하는 평화경제의 시대를 열어 나가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일본과 정상회담은 무산됐지만, 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기간에 중국·인도네시아·러시아·캐나다 등 4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확정하고, 아르헨티나·네덜란드·인도 등 3개국과는 약식회담을 열기로 했다면서 "최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주요국과 협의를 갖는 유용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일 공조의 한 축이면서 이번 G20 의장국인 일본과 정상회담 무산은 우리 외교의 뼈아픈 실책으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