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55%가 반대" 발표한 날…이해찬 "흠결 없고, 위법성 없어" 이미선 홍보 회견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5일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35억원대 주식 투자 논란에 휩싸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적극 지지했다. 그러나 국민의 절반 이상은 "부적격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있었으나 중대한 흠결이 나타나지 않았고 전문가들도 주식 거래 문제에 위법성이 없음을 증언하고 있다"며 "이 후보자는 국민의 민생과 직결된 노동법과 관련해 아주 전문적인 식견과 좋은 판결을 낸 후보자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치켜세웠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자유한국당이 이 후보자 부부를 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한 데 대해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결격 사유보다 임명되어야 할 사유가 많다"고 맞섰다. 이어 "무책임한 정치 공세와 정권 흠집 내기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 대신 두 명의 헌법재판관 후보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법에 정해진 대로 오늘 중으로 채택할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했다.

    이날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이미선 후보자의 헌법재판관으로서 자격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부적격' 응답이 54.6%로 조사됐다. '적격(28.8%)'의 두 배에 이르는 것이다. 모름·무응답은 16.6%였다.

    부적격 응답 가운데 '매우 반대'가 37.3%, '반대하는 편'이 17.3%였다. 적격 응답 가운데는 '매우 찬성'이 9.2%, '찬성하는 편'은 19.6%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151명에게 접촉해 최종 504명이 응답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다.

    與 의원들 "그저 부자니까 기분 나쁘다는 것"

    민주당 개별 의원들도 이 후보자 부부의 거액 주식투자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인 것에 대해 '부자에 대한 거부감'이란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국민 절반 이상을 상류층, 부자 비판세력으로 규정한 셈이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미선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하는데 저는 어느 눈높이를 말하는지 모르겠다"며 "어쨌든 저보다 부자니까 기분 나쁘다, 이런 거 아니겠냐"라고 했다. 

    이어 "자본주의 국가에서 부동산 투기는 나쁜 것이지만 주식투자는 권장해야 한다. 주식시장을 통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꽃"이라며 "만약에 30억, 40억짜리 아파트 한 채 갖고 있었으면 이런 논란이 오히려 없을 수도 있는 이상한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기헌 의원도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출발새아침>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게 좀 더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는 국민 눈높이가 있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국민적) 눈높이는 위법적인 기준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이 부분은 굉장히 많은 주식을 갖고 있는 상류층의 가족에 대한 부분"이라며 "(상류층에 대한) 정서적인 문제가 안 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후보자의 남편 오충진 변호사도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그냥 강남에 괜찮은 아파트나 한 채 사서 35억 원짜리 하나 가지고 있었으면 이렇게 욕먹을 일이 아니었을 것인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주식 보유·거래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날은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1차 시한이 끝나는 날이다. 청와대는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임명 강행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