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미국 정치인들 만나 종전·평화협정 반대해 악영향"… 나 "文 정부가 속였나 의심"
  •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이종현 기자
    ▲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이종현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방미 당시 한 발언들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책임론을 제기해 논란이다.

    문 특보는 13일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나 원내대표가 방미 일정 도중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 종전·평화선언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고 전제한 뒤 "이게 미국 정가의 (대북 강경) 분위기를 만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가 외신보도를 인용해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나를 대변인이라고 하면 모르겠지만, 어떻게 문재인 대통령을 대변인이라고 하나.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우리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불렀다. 문 특보는 "우리 김정은 위원장의 섣부른 과신도 (하노이회담 결렬의) 문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나름의 소회를 밝혔다.
  •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나경원 "이 정권이 사실상 국민을 北과 함께 속인 것 아닌가"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다음날인 14일 "문정인 특보가 남 탓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가짜 비핵화 꼼수로 하노이회담이 결렬된 것은 온 국민이 알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정권이 사실상 국민을 북한과 함께 속인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 의심도 강하게 드는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야기한 것 문정인 특보가 말씀하신 것처럼 종전선언, ‘비핵화 전에 종전선언하면 안 된다’ ‘제재 완화해서는 안 된다’ 이거 틀린 말인가"라며 "저희 당이 말한 '3 노(NO)'와 '3 예스(YES)'의 원칙에 대해서 지금 문정인 특보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의 '3NO'는 △주한미군 감축 △한미연합훈련 중단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 전 제재 완화 반대를 의미하고, '3 YES'는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 △한미 간 긴밀한 협력 △북핵협상에서 한·미·일 정책공조 지지를 의미한다.

    나 원내대표는 "이 정권은 ‘비핵화 없이도 대북제재 해제해주고, 종전선언 해줘도 괜찮다’는 말인지 묻고 싶다"며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사드 배치, 대북제재 해제에 대한 발언을 넘어서 북한 관련 '유엔인권결의안에 왜 찬성표를 던졌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발언을 보면서 외교안보라인 경질은 물론 통일부장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