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외 핵시설에 대해 "별것도 아닌 거 갖고"…"퍼주기 아니면 평화 없다" 궤변도
  •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 민평련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와 남북경제협력 전망' 민평련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악담’이 쏟아졌다.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서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볼턴은 한반도문제에서 매우 재수 없는 사람"이라며 "그 사람(볼턴)을 보면 인디언영화에 나오는, 인디언을 죽이면서 양심의 가책 없이 잘했다고 하는 백인 기병대장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지난달 28일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간의) 확대정상회담 사진이 나오는데 난데없이 볼턴이 앉아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간담회에는 우원식 의원을 비롯해 설훈·원혜영·이인영·인재근 등 민주당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장관을 지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영변 외 핵시설'이 강선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일 것이란 일부 보도도 일축했다, 그는 "강선은 작년 6월에 나온 이야기다. 구문(舊聞)으로, 분위기를 반전하고 여론을 역류시키는 앞잡이가 볼턴인데, 판 깨놓고 아니면 말고 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볼턴이) 이번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탁을 받은 것 같다"며 "(볼턴이) '웜비어 사건' 이야기를 꺼내며 (일본인) 납치문제도 이야기했을 거다. 김정은이 오해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판이 깨졌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볼턴을 시켜 문턱을 높이니, 북한도 제재 해제를 세게 해달라고 했을 것"이라며 "서로 문턱을 올리다 거기서 더 이상 못 나간 것이다. 밤 사이에 이뤄진 의도된 노딜, 결렬이었다"고 평가했다.

    영변 외 핵시설엔 "별것도 아닌 거 갖고…"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외 핵시설을 언급하자 김정은 위원장이 놀랐다'는 말에 대해서는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자백하라는 식으로 하면 김영철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거쳐 정상에게 보고된 것은 뭐란 말인가 하는 표정을 김 위원장이 지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들통났구나' 해서 놀란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것 가지고…' 이런 것 아니었겠느냐"고 추측했다.

    정 전 장관은 아울러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면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같은 경제협력은 하는 데까지 밀고 나가면서 풀어야 한다"면서 "여당에서 정부정책을 적극적으로 하라고 밀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에 '퍼주기'를 꺼려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퍼주기 아니면 평화가 없다. 경제의 힘으로 북쪽의 코를 꿰어야 한다"면서 "6·25전쟁 이후 미국이 우리나라에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줘서 우리가 미국을 좋아한다. 남북관계에서도 그 원리가 불변의 진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