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공감터 "조국과 건설업자 최씨 고교동문 사실 외면… '제보자=나쁜 사람' 기사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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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뉴스가 문재인 정권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수사관)을 '범죄자'로 단정짓고 이번 사건의 본질을 '김 수사관의 비리은폐용 폭로전'으로 간주하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는 비판이 MBC 내부에서 제기됐다.
- ▲ MBC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캡처.
지난달 MBC뉴스가 폭로 당사자인 김 수사관의 주장보다 청와대 측 입장을 부각시켜 보도해 '정권 나발수'로 전락하고 있다는 취지의 성명으로 여론을 환기시킨 '공정방송감시센터(MBC노동조합 미디어 비평센터·이하 공감터)'는 지난 주말 배포한 성명에서 또 다시 MBC뉴스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공감터는 "다수의 언론들이 다투어 김 수사관의 폭로 내용을 보도하는 한편 청와대 해명의 사실 여부를 밝히느라 온 힘을 쏟고 있는데, MBC는 중대한 권력형 범죄 의혹들을 마지못해 보도하거나 오히려 제보자를 비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달 20~21일 연속 보도된 MBC뉴스데스크의 관련 리포트를 거론했다.
공감터는 "MBC뉴스데스크는 <김태우-건설업자 어떤 사이길래…녹취록 들어보니> <'딜(Deal)' 지시하자 "알겠습니다"…'수사 거래' 있었나>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김태우 수사관과 건설업자 최씨가 건설사·국토부 간부의 비위 첩보로 뭔가 풀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는 내용을 중점 보도해 청와대의 비리 은폐 의혹은 제쳐두고 제보자인 김태우 수사관이 '나쁜 사람'이라는 기사를 이틀째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이 관심을 갖고 분노하는 게 수사관 한 명의 비리 때문인지, 권력의 조직적인 범죄 의혹 때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공감터는 "<정권마다 靑 '단골' 근무…文 정부서 왜 또 선발?>이라는 제하의 리포트에서도 MBC뉴스데스크는 김 수사관의 보고를 접한 특감반장이 '앞으로 이런 첩보를 수집하지 말라'고 타이른 게 전부였다는 청와대 측 해명에 아무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공감터는 '특감반장이 수사관을 타일렀다'는 청와대 측 해명을 거론, "청와대가 초등학교인가? 참 퍽이나 타일렀겠다 싶다"고 조소를 날린 뒤 "시나리오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한국영화를 '방화'라 부르며 낮춰 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개연성 떨어지는 권력자들의 변명을 그대로 전달하는 MBC뉴스데스크를 보며 오래 된 '방화'를 다시 보는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공감터는 "잘못은 수사관이 했고 청와대는 감독을 못했을 뿐이라는 게 MBC뉴스데스크의 시각"이라며 MBC가 민간 사찰 의혹을 김 수사관 개인의 일탈로 몰아가려는 청와대와 사실상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공감터는 MBC뉴스데스크가 ▲'건설업자 최씨가 조국 민정수석과 고등학교 동문'이라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점과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시도한 검찰에 자료를 임의제출하는 방식으로 협조한 것을 두고 '청와대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해석한 것은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의 압수수색 거부를 '중대 범죄'라고 질타했던 과거 언론 보도 행태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라며 MBC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정권 나발수'로 전락하고 있다는 종전 시각을 고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