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정양석 등 의원들 "지금은 싸워야할 때" 쓴 소리
  •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참사와 대북 문제 등의 잇따른 실정(失政)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당 한 재선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이슈 선점을 하는 동안 한국당 지도부는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했다. 한국당이 사회적 쟁점들을 번번이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 재선 의원은 한국당 지도부가 특활비 해결책을 고민하는 동안 바른미래당이 '특활비 완전폐지'를 추진해 이슈를 선점한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바른미래당이 부러운 '제1야당' 의원들

    바른미래당이 지난 4일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 인사 현황을 전수 조사해 '공공기관 친문(친문재인)' 백서를 펴내는 등 정부의 코드 인사 실태를 비판한 것과 관련 한국당 내부에서는 뒷말이 무성했다.

    한국당에서는 "바른미래당이 요즘 일 잘한다" "먼저 한 건 했다"는 말이 나왔다.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매일 1명씩 낙하산 인사가 임명"이라는 구호를 만들어내며, 제3정당으로서 정부 견제 역할 톡톡히 해냈다는 정치권의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싸우고 싶다는데… 지도부 왜? 

    이미 지난달 20일 열린 한국당 의원 연찬회에서는 "반성은 그만하고 행동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의원들은 '선명한 야당'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진태 의원은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 기간 연장을 포기할 조짐을 보이자 "지금은 허익범 특검 사무실로 찾아가 항의 방문하고 서초동 법원에 가서 왜 (김경수 경남지사)영장을 기각했느냐고 따져야 할 때다. 반성이 아니라 싸워야 할 때다"고 주장했다. 

    정양석 의원 역시 "국민들은 달라진 한국당의 선택과 행동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 우리는 아직 계속 논의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기국회에서 어떻게 정부의 정책을 견제할건지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나와야 하는데 그게 없이 세미나처럼 강의하고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해 '온건한 야당'을 지향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불만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요즘 지도부가 여유롭고 한가하게 뭐 하고 있는 것이냐는 전화가 전국 각지에서 온다"며 "우리가 시국보고대회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전국을 돌며 당원 교육을 할 때가 아니다"며 "가치 정립도 좋고, (정기국회) 회기 중이라 부담스러운 것도 알고 있지만, 여당이 판문점 선언 비준을 강행한다고 하면 국회 보이콧을 하고서라도 장외 집회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한 원외 인사는 4·27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문제와 관련해 "(한국당이) 사즉생의 각오로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도부 마음은 콩밭에 

    한국당 내부에서는 힘 빠진 야당 모습에 "다들 마음이 콩밭에 가서 그런 것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한 의원은 "지도부에 포진된 인사들이 전부 자기 정치를 하고 있어서 싸우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도전자들이 각자의 '길'을 닦고 있다는 평가였다. 

    일각에서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외부 활동을 놓고, 유권자들과 소통을 늘리는 '대권 행보'라고 평가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민생 탐방'을 위해 각 지역을 돌아다니는 게 대권 행보와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에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는다. 위원장이 끝나면 내 자리로 돌아간다"고 했지만, 그를 둘러싸 당 대표 출마설, 대선 출마설은 꾸준히 제기된다. 

    김용태 사무총장에 대한 평가도 이와 비슷했다. 

    한국당 한 의원은 "김용태 사무총장도 김병준 위원장을 돕고 있다기보다 옆에 앉아 자기 말만 하지 않느냐"며 "결국 자기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원외 위원장은 "김용태 의원이 더는 악역을 맡기 싫어 개혁에도 미적지근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