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협 출신 이인영·송영길·설훈 단일화가 변수… 이해찬·최재성·전해철 등 친문계 '긴장'
  •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당권 경쟁의 막을 올린 민주당에서 이른 바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 친위 세력인 '부엉이 모임'을 만든 친문계는 '진문(진짜 친문)' 가리기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 선출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각 계파로 나뉘어 세력을 규합하고 있는 모양새다. 오는 8·25 최종 선거전은 두 진영 대표 주자끼리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 '86그룹'은 1987년 결성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전대협 초대 의장을 지낸 이인영 의원(84학번)과 부의장 우상호 의원(81학번), 송영길 의원(81학번), 김태년 정책위의장(84학번) 등 20여명이 86그룹에 속한다.

    '86 그룹' 이인영·송영길·설훈

    이중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대표 주자는 이인영, 송영길 의원이다. 여기에 4선의 설훈 의원이 가세했다. 원내대표를 지낸 우상호, 우원식 의원은 사실상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다.

    '86그룹'은 청와대와 정부에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다. 따라서 "향후 정책 방향을 두고 당·정·청이 엇박자를 낼 일이 잦아들 것"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당대표 선거에서 권리당원의 투표 비율을 40%로 정해 놓았기 때문에, 친문 당원들의 표심이 핵심 변수다. 따라서 86그룹 입장에선 후보 단일화 여부가 주요 이슈가 될 수 밖에 없다. 뭉치지 않으면 최대 계파인 친문 진영(이해찬·최재성·전해철 의원)을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세 의원은 모두 '친문 핵심'으로 불리며 지지층도 비슷하다.

    '친문' 이해찬·최재성·전해철

    86그룹에서는 이인영 의원을 중심으로 단일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다. 앞서 당대표 경선 컷오프를 두 차례 통과한 바 있는 이 의원은 최근 설 의원 등에게 단일화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86그룹 단일화 성사의 변수로 지목됐다. 하지만 그의  출마 가능성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의중에 따른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정치권의 관심이 확대되자 "송구스럽다"며 철회했기 때문이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3일 KBS 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는 김부겸 장관을 관두게 하고 전당대회 출마를 허용한다는 것은, 김 장관에게 차기 대권주자로서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김 장관은 나름대로 존재감이 과시 됐지만, 아마 출마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 후보 단일화를 논의하는 물밑 세 결집(부엉이 모임)이 이뤄진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86그룹의 세력 규합에 긴장한 친문계에서, 대항할 최적의 후보를 누구로 정할지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핵심은 2020 총선 '공천권 행사'

    한편 친문이든 86그룹이든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지지율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2020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는 집권 여당 대표 자리를 놓고, 쉽사리 양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비문 후보 일각에서는 견제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친문 또는 86그룹이 당권을 독식하는 양상을 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자칫 '진박' 사태를 벌였던 구 새누리당처럼 당을 분열시킬 수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