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 긴급 소집했지만... 한-미 통화, 남-북 통화 모두 계획 없어
  •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밤 "지금 시점에서 미북정상회담 개최는 부적절하다"고 언급하자, 청와대는 충격에 휩싸인 분위기다.

    당장 미북정상회담 무산에 따른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밤 중 NSC상임위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관저로 모이기까지 했지만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분들이 많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제가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 역시 기자들의 대부분의 질문에 "대통령의 메시지로 갈음하고 당분간 추가 설명이 없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앞으로 쓴 공개 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보건대,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 회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의 것(미국의 핵무기)은 너무 방대하고 강력해서 그것이 사용되지 않기를 신께 기도한다"며 "당신(김정은)이 이 중요한 정상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꾼다면 주저하지 말고 나에게 전화나 편지를 달라"고 했다.

    이 소식은 즉각 한밤중의 청와대에 전해졌다. 청와대는 당장 지난 22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북정상회담의 차질 없는 진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힌 상태였다. 특히 문 대통령은 25일 이후에는 남북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입장 발표는 문 대통령에게는 당혹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었다.

    청와대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4일 11시 23분에 문자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뜻이 무엇인지 그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려 시도중"이라고 했고, 이후 11시 30분에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서훈 국정원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을 청와대 관저로 긴급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NSC 상임위원들을 급히 청와대 관저로 불러들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후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된 6월 12일에 열리지 않게 된 데 대해 당혹스럽고 매우 유감"이라며 "정상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메시지는 이 것이 전부였다. 다음날인 25일 오전까지 특별한 언급이 없는 상태다.

    한편 청와대는 남·북 정상간 통화는 물론 한·미 정상 간 통화에도 "아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추가 NSC 회의 소집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도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한 김계관이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담당업무를 맡고 있는 부처에서 (분석이나 평가를)하고 있을 것"이라며 "김계관 성명에 대한 보고만 있었고, 이에 대한 반응 등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