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온적 태도 인 위원장, 탄핵 심판 이후 입지 흔들릴 공산 커
  • 탄핵반대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의원이 56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될 당시 반대의견을 낸 의원은 김진태 의원 한명 뿐이었다. 집권여당 전체 의석(94석) 중 과반 이상이 약 4개월만에 탄핵반대 의견으로 돌아선 셈이다.

    김진태 의원과 박대출·전희경 의원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탄핵반대'를 주장하는 탄원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탄원서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56명의 서명이 담겼다

    김 의원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자유롭고 자발적인 의사"라며 "당의 방침에 의해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탄원서 내용에 대해서는 "국회 의결된 탄핵소추안이 제대로 된 증거없이 신문기사와 공소장만 가지고 의결됐다"며 "최근 밝혀진 새로운 의혹과, 헌법 재판관 정원이 9명 모두 채워지지 않은 부분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는 탄핵반대 당론 결정을 요구하는 김 의원 등의 요구에 대해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부정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대전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도 "헌재 결정을 따르는게 당론이라면 당론"이라며 "당론이 이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의원 개개인이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자유"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를 겨냥, "대권주자 한 분은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고 했다"며 "이런식으로 헌재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현명한 헌재의 판결을 바라는 탄원서"라고 취지를 밝혔다.

    김 의원은 헌재의 탄해심판에 대한 승복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며 "오늘은 이 탄원서를 빨리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탄원서에 서명한 의원들의 명단에 대해서는 "추가로 서명을 할 의원들도 있고, 혹시라도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며 구체적 명단 공개는 추후에 할 것을 밝혔다.

    집권여당 소속의원 과반 이상이 탄핵반대에 동참하면서 미온적 입장을 이어왔던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입지도 상당부분 흔들릴 전망이다.

    당 고위관계자는 "당론으로 정하진 않았지만, 의원들 상당수가 인 위원장과 반대의견을 밝힘으로써 탄핵이 인용되던 기각되던 헌재 판결 이후에 갈등요소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