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측 "개헌특위서 추진중… 협의체는 일러"문재인측 "국민은 지금 개헌 아니라 개혁 원해"
  • ▲ 국민의당.(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31일 제안한 '개헌협의체' 구성을 놓고 야권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야권은 개헌 추진의 필요성이라는 큰 틀에 대체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개헌의 주도권이 반기문 전 총장에게 넘어가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특히 반기문 전 총장이 광화문 광장 촛불에 대해 "광장의 민심이 초기의 순수한 뜻보다는 약간 변질된 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한 것을 놓고 야권은 집중 공세를 펼쳤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이날 오후 구두논평을 통해 "개헌의 필요성은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철수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용주 의원은 다만 "개헌문제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가 구성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개헌협의체 구성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고 거리를 뒀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전 개헌이 필요하다는 문제인식에는 일정 부분 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하면서 국정농단 세력인 새누리당을 제외하지 않는 것과 국민 기본권 확대와 합의제 민주주의 실현을 포함한 넓은 개헌이 아닌 권력구조만 바꾸자는 좁은 개헌에 머물고 있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측 관계자는 "정치공학적인 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헌을 하는 건 좋지만 그런 식으로라면 함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반기문 전 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 전 꼭 개헌이 필요하다는 정당과 정파가 한자리에 모여서 대선 전 개헌을 실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면서 "이 대의에 동의하는 모든 정당 정파의 대표들로 개헌추진협의체를 구성할 것과 이 협의체 중심으로 대선 전 개헌을 본격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던 더불어민주당은 반기문 전 총장의 제안에 거세게 반발했다.


  • ▲ 더불어민주당.(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국민의 요구와 동떨어진 정치권만의 이합집산에는 관심이 없다"며 "국민은 지금 개헌이 아니라 개혁을 원한다"고 일축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 제윤경 의원은 "반기문 전 총장은 국정농단의 책임을 져야 할 세력에 속한다. 개헌협의체 논의를 꺼낼 주체가 아니다"라며 "단지 큰 자리에 계셨다는 유명세만 갖고 억지스러운 통합을 말하는 건 작위적"이라고 비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 박수현 전 의원은 "반기문 전 총장은 개헌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구체적인 모습부터 밝혀야한다"면서 "자칫 개헌 논의가 반 전 총장 개인의 지지율 반등이나 정계개편의 도구로 이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의원은 "'반문(反문재인)연대'와 같은 정략적 목적으로 활용하려는 '개헌협의체'는 옳지 않다"라며 "별도의 개헌협의체보다는 국회 개헌특위에서 개헌안을 합의하고, 각 대선주자들이 이를 공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