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횃불로 바뀐 촛불, 대통령 끌어내자며 법원 결정도 무시

이재명, 박원순 ‘막말’ 경쟁...'이석기-한상균 석방' 현수막도

이길호, 강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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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12-03 23:04 수정 2016-12-04 11:35

▲ 3일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횃불을 들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그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워가는 가운데, 동시에 불법시위의 모습도 늘고 있어 주목된다. 청와대 앞 행진에 나선 군중은 법원이 허락한 제한시간을 무시하고 시위를 계속한 것은 물론이고, 도로를 불법으로 점거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3일 광화문광장 및 청와대 인근 일대에서 6차 촛불집회를 주최했다. 서울에서 촛불을 든 시민은 경찰 추산 32만 명(주최측 추산 160만 명), 부산·울산·대전 등 전국적으로는 42만 명(주최측 추산 210만 명)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 도심 집회 및 시위는 오후 1시께 부터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시위대는 3시가 지나자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을 벌였으며 이후 광장으로 돌아와 본집회에 참여했다. 주최 측은 본집회가 끝난 오후 8시, 2차 행진에 들어갔다. 다행히 우려했던 폭력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던 만큼 경찰과의 마찰로 연행되거나 부상당한 시민은 없었다.

다만 긴장감을 조성하는 요소들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죄수복을 입힌 박 대통령 인형과 세월호 희생자들의 얼굴을 석고로 본 떠 만든 대형 가면 수십 개가 등장했다.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은 촛불을 넘어 횃불을 들고 행진해 주변 시민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경찰은 서울 곳곳에 경비병력 258개 중대 2만 명을 배치했으며 효자로, 사직로, 자하문로, 삼청로, 세종대로, 종로, 율곡로, 새문안로 등 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 촛불을 든 시민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靑 100m 앞까지 접근… 제한시간 지난 뒤에도 '무작정 버티기'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사실상 조기 퇴진을 선언한 '3차 대국민담화'을 발표했음에도 참가자들은 이날 법원의 결정과 실정법을 대놓고 무시했다.
6차 촛불집회는 앞선 경우와 다르게 본집회와 문화 공연 등의 분량을 줄이고, 청와대 인근 집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최 측은 법원이 청와대로 부터 100m 떨어진 효자치안센터까지 집회를 허용하면서, 청와대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행진의 선두에는 '세월호 416연대'가 일찌감치 자리잡고 시민들을 선동했다. 
시민들이 모여들자 마이크를 잡은 416연대 관계자는 "우리는 꼭두각시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였다. 아직도 자신이 대통령인 줄 아는 자에게 우리의 목소리 전달하자"며 "우리는 매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청와대 100m 앞까지 오지 않았나, 우리 사회가 침몰하는 세월호와 같다는 것을 죽음으로 알려준 희생자를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몸 싸움이 아니라 피 터지는 혈전이 되더라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며 청와대로의 접근을 지속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한 시민은 "박근혜의 퇴진만으로는 분이 풀리지 않는다. 구속 전에 수갑을 채워 광화문 광장으로 끌고 나와 무릎을 꿇게 만들어야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참가자들은 법원에서 허락한 집회시간도 무시한 채 농성을 이어갔다. 한 416연대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에서부터 여기까지 사람들로 꽉 차있어 뒤로 물러나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8시 이후 2차 행진이 시작할 때까지 쭉 하자. 시민 여러분도 꼭 자리를 지켜달라"고 불법 시위를 유인했다. 
소속을 알 수 없는 일부 참가자느 차벽을 형성한 경찰 버스 등에 '위헌적인 집시법에 불복종하자'는 문구의 스티커 붙이면서 시민들이 도로를 점거하도록 종용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법을 어기는 시위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자리를 떴다.

구 통합진보당 핵심당원이 다수 합류한 민중연합당은, 내란선동 혐의로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과, 지난해 11월14일 도심 폭동을 주도한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을 양심수로 포장하면서, 이들의 석방을 주장하는 현수막을 거리에 내걸었다.

▲ 민중연합당이 지난 5차 촛불집회에 이어 이번에도 한상균·이석기 씨의 석방을 요구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공직자 본분 내던진 이재명, 박원순 시위대 선동..."끝까지 싸우자"
직간접적으로 대권에 대한 욕망을 드러낸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도 군중 속을 휘젓고 다니면서, 길목 좋은 곳마다 멈춰서 가두연설을 했다. 
이재명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이 박정희 향수를 이용해서 집권하려고 만든 생각도 없는 인형이었다"고 주장하면서 특유의 자극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몸통은 새누리당이고 김무성, 서청원, 유승민, 이정현은 손발이자 심장인 장기들이다. 그 뿌리는 바로 재벌들"이라며 "삼성과 SK 등 재벌을 해체함으로써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시장도 청계광장에서 '박원순과 국민권력시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대통령이 퇴진하는 날까지 매일 나오겠다. 광장에서 시위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여의도 정치에 반영시켜야 한다"고 했다.
박 시장은 "국회가 탄핵을 못 하거나 헌법재판소가 탄핵 결정을 안 한다면 국민이 그 기관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주장해, 한때 검사를 지낸 법조인 출신이 맞는지 경력을 의심케 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 보수단체들도 이날 동대문과 여의도, 서울역 등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박 대통령 강제 퇴진 반대'를 외쳤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보수단체들도 서울 시내 곳곳에서 맞불집회를 열고, 대통령의 자유의사가 아닌 강요에 의한 하야는 민주주의를 가장한 또 다른 폭력이라고 비판하며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수대연합'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애국단체총협의회'는 여의도 산업은행 앞,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은 서울역광장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다. 동대문 DDP 앞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으로 3만여명, 여의도 집회와 서울역광장 집회에는 각각 5천여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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