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의원들 떠날 때 김무성-유승민 등 전원과 밝은 표정으로 환송 인사
  •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이 8일 낮 새누리당 소속 의원 129명 전체를 청와대로 불러모았다.

    오찬을 겸한 간담회다.

    4.13 총선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계파전(戰), 지역별 의원끼리 모여 서로의 이익만 앞세우는 갈등 문제, 8.9 전당대회를 앞두고 후보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친정을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자"며 화합(和合)을 강조했다.

    "비온 뒤에 하늘은 더 맑고, 또 땅이 더 굳는 것처럼 다시 한 번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뼈가 담긴 메시지다.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대다수 의원들은 고개를 연단 쪽으로 돌려 청취했다.

    행사 이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유승민 의원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좌석이 배치된 데 따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과 다른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자리했다. 그가 앉은 5번 테이블은 박 대통령과 마주볼 수 있는 자리였다.

    김무성 의원은 아예 몸을 박 대통령 쪽으로 돌려 앉았다. 김무성 의원은 최경환-원유철-이주영 등 같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함께 8번 테이블에 앉았다.

    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을 비롯해 총 15개의 테이블이 마련됐다. 테이블마다 청와대 수석 또는 비서관이 1~2명씩 배석했다.

    헤드테이블에는 박 대통령 오른편으로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 김광림 정책위의장, 이학재, 오정근, 정승, 임윤선, 민세진, 유병곤, 김영우 비대위원, 박명재 사무총장, 정진석 원내대표 등의 순으로 자리했다

    헤드테이블의 왼쪽인 1번의 경우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과 운영위·국토위·법사위 의원들이, 우측인 2번에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박흥렬 경호실장, 심재철 국회부의장, 상임위원장단이 자리했다.

    두 번째 열인 3~6번 테이블에는 순서대로 미방위, 정무위, 기재위, 교문위 소속 의원들이 앉았다. 그 다음 열인 7~9번 테이블에는 각각 국방위와 교문위, 외통위, 안행위로 배치됐다.

    네 번째 열인 10~12번 테이블에는 복지위, 농해수위, 산자위였고 마지막 열에 배치된 13~14번 테이블은 환노위와 산자위, 국토위로 배정됐다.


    #. 오전 11시 50분

    사회를 맡은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삼삼오오 입장하는 의원들에게 안내의 말을 전했다.

    "새로운 20대 국회의 문을 열고 들어오신 여러 의원님들께 먼저 축하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모쪼록 오늘 오찬이 대통령님과 함께 서로를 이해하고 또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리고 따뜻하고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찬 행사가 종료된 후에는 대통령님께서 참석하신 의원님들을 직접 환송하실 예정입니다. 안내에 따라서 이동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잠시 후 대통령께서 입장하시는대로 오찬 행사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 오전 11시 58분

    박근혜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했다.

    다소 상기된 듯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왼쪽 어깨에는 분홍색 꽃 모양의 배지도 달았다.

    박 대통령이 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한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19대 국회 시절이던 2014년 1월 7일 새누리당 의원 전원과 당협위원장 26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했다. 지난해에는 8월 26일 당 연찬회 직후 새누리당 의원들을 모두 불러 오찬을 함께 했다.

    박근혜 대통령 입장할 때 새누리당 의원 전체가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목례를 하며 헤드테이블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당 지도부와 인사를 나눴다.

    국민의례 직후 박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앉으라고 손으로 제스처를 보냈다.

    일부 의원들은 휴대전화를 꺼내들어 박 대통령을 촬영하기도 했다.

     

  •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8일 박근혜 대통령 초청 의원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8일 박근혜 대통령 초청 의원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먼저 헤드테이블에 앉아 있던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마이크 건네 받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 혁신비대위원장 김희옥입니다. 제20대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미래를 위한 혁신을 이끌고 있는 비대위 위원들이 함께하는 이 자리에 서고 보니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새로운 각오와 함께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는 과거 창당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서 천막 당사라는 뼈를 깎는 혁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어냈지만 지금의 새누리당은 다시금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천막 당사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우리만의 저력이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시킨 성공의 DNA도 갖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새누리당은 다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내야 합니다. 국민이 아직 우리를 지켜보고 있고, 무엇보다 집권 여당인 우리는 나라를 위해서나 국민을 향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시 도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해낼 것입니다.

    비정상의 정상화와 국민 행복 이외에는 모두가 번뇌로 여기시는 대통령님의 뜻을 새기면서 혁신비대위도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며 끝까지 당의 혁신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희옥 위원장은 야구를 예로 들며 팀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흔히 야구는 9회말 2아웃 이후를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극적인 승부를 바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희옥 위원장은 "그러나 제가 야구를 좋아하는 진짜 이유는 야구야말로 팀워크가 가장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의 능력 이상으로 감동의 작전과 선수들의 팀워크가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 그것이 바로 야구이고 새누리당도 그런 정신으로 해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제 박근혜 대통령의 차례였다.

    연단으로 이동한 박 대통령이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참석자들이 갈채를 보냈다.

    환한 미소를 띈 박 대통령은 "새누리당 의원 여러분을 이렇게 모두 뵙게 돼서 반갑다"며 말문을 열었다.
     
    "20대 국회가 출범하고 이렇게 함께하는 시간을 갖게 돼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을 오늘 보니 새롭게 등원하신 분들도 많고, 또 기존에 반가운 얼굴들도 많이 이렇게 뵙게 되는데 앞으로 20대 국회에서 국민의 민의를 잘 받들어서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 온뒤에 땅이 더 굳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과거와 다른 모습,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돼 함께 일하자고 주문했다.

    또한 "정부의 성공이 국민을 위한 것이고 당의 미래가 국민에 달려있다는 것은 항상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당청(黨靑)이 한배를 탄 공동운명체인 만큼 이제 계파갈등에서 탈피하고, 화합과 협력을 통해 집권 후반기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해달라는 당부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지금 우리가 처한 어려운 경제상황과 국민들의 삶을 생각하면 저는 마음이 매우 무겁다. 여러분도 저와 같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계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듯이 지금 우리는 대내외 경제 상황이 불완전하고 북한의 거듭되는 도발로 안보 상황도 매우 어렵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 국민의 힘을 최대한 하나로 결집해야 되는 것이 중요한 그러한 절체절명의 시기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어려운 경제 상황과 국민들의 삶을 생각하면 저는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새누리당 의원 여러분도 저와 함께 힘을 모아 국민께 다가가는 정치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장맛비가 계속되다가 오늘은 날씨가 맑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당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더 강해졌고 잃어버린 민심을 다시 회복했던 슬기로운 경험을 갖고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서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 국가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우리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자"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을 마치고 고개 숙여 인사하자 참석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정연국 대변인이 전한대로 박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후 참석 의원 전원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배웅했다. 단합과 화합의 뜻이다.

    오후 1시 27분 오찬이 종료된 후 의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착석한 채 담소를 나눴고, 박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는 의원들을 출입구에서 배웅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김무성-유승민 의원과도 자연스럽게 악수를 하고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에 참석한 한 청와대 관계자는 "개별 접견할 때 박 대통령은 유승민 의원과 밝은 표정으로 웃으면서 밝게 대화했다. 자연스러웠다"고 전했다.

    전체적인 행사 종료 시점은 오후 2시 45분이었다. 새누리당 의원이 129명에 이르는 만큼 박 대통령이 환송을 하는 데만 1시간 18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