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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 득세, 민주주의·시장경제 붕괴시켜"

"선거 때 유행하는 포퓰리즘 정책, 경제에 악영향…경각심 필요"

입력 2016-07-04 18:23 | 수정 2016-07-05 10:53

▲ 자유경제원은 4일 '베네수엘라의 복지 포퓰리즘,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 뉴데일리

세계 원유 매장량 1위인 베네수엘라는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남미 국가 중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국제유가 상승기에 집권한 우고 차베스 前대통령은 석유로 벌어들인 돈을 16년 동안 국민들에게 무상교육·무상의료·저가주택 등 무상복지를 제공하며 ‘21세기 사회주의자’를 자처했다.

하지만 '차베스 포퓰리즘'의 10년 시행 결과는 국민 10명 중 7명이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처럼 무분별한 포퓰리즘은 국가 경제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무상급식·무상보육·청년수당 등 현재의 복지에만 집중해 미래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베네수엘라처럼 참혹한 결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자유경제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베네수엘라의 복지 포퓰리즘,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가졌다.

4일 자유경제원 리버티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 곽은경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실장,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이철훈 바이트 대표가 참여했다.

발제를 맡은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는 "포퓰리즘은 민주주의도, 시장도 붕괴시킨다"면서 "베네수엘라의 위기는 포퓰리즘, 빗나간 자원 정책, 국가자본주의, 방만한 국영기업, 신자유주의에 대한 잘못된 이해 등 다양한 정치·경제적 문제들이 총망라 되어있는 세계사적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 임종화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 ⓒ 뉴데일리


임종화 교수는 "남미 최대 산유국 베네수엘라의 경제력은 석유에서 나온다.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1998년 집권하면서 ‘석유사회주의(Oil Socialism)’를 선언했다"면서 "차베스 정부는 돈에 관해 걱정이 없었다. 국유화한 석유판매 대금으로 정부 예산의 50%를 충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집권과 함께 토지 무상 분배를 포함해 49개의 사회주의적 법률을 입법했다고 한다. 의료 · 교육 · 식품 등 12개 분야에서 빈민 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전체 예산의 상당 부분을 빈민에 대한 복지 프로그램에 투입했다.

임종화 교수는 "차베스가 이런 '퍼주기 정책'을 펼치고도 국가 경제가 망하지 않은 것은 수출의 75% 이상을 차지한 석유의 힘"이라며 "이때 사회 기반시설과 산업 육성에 투자해야 할 돈이 낭비되고 있다는 중산층 이상 엘리트층의 지적은 철저히 무시됐다"고 설명했다.

임종화 교수는 "차베스가 사망한 뒤 최근까지도 베네수엘라는 저성장과 빈곤 상태에 허덕이고 있다"면서 "흥청망청 풀린 돈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일으켰고 경제가 무너져 생필품 부족난까지 야기했다"고 말했다.

임종화 교수는 "정치협약을 통한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는 민중을 권력기반으로 유지시키기 위해 비생산적 분야에 의존하도록 했다"면서 "정당 정치 역시 선거에 패배하고도 일정 부분의 지분을 보장해 줌으로써 정당 간 선의의 경쟁은 무의미해졌다"고 평가했다.

석유 의존적 경제구조와 경쟁 없는 정당 구조가 포퓰리즘 경제 구조의 의존성을 높였다는 것이 임교수의 지적이다.

임종화 교수는 "경제는 시장이 만드는 것이고, 시장은 쉽게 형성되지 않는다"면서 "포퓰리즘의 악마적 달콤함은 결국에는 아무것도 가져다 줄 수 없다. 이같은 거시적 명제는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제3세계 자원부국 국가들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을 맡은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는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그리스의 국가실패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김인영 한림대 정치행정학과 교수 ⓒ 뉴데일리


김인영 교수는 "첫째로는 차베스와 마두로라는 정치인의 ‘좌클릭’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여·야 정치인들이 집권을 위해 주장하는 경제민주화, 동반성장, 사회적 경제 등은 베네수엘라처럼 국가실패를 초래하는 길이라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무리 정권을 잡고 싶다고 하더라도 국가를 파멸로 이끄는 정책에 의한 정권 쟁취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김인영 교수의 지적이었다.

김인영 교수는 두 번째 교훈으로 "국영기업의 부작용을 명확히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자본주의 논리에 따른 국영화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베네수엘라 석유회사의 국영화는 정치에는 부패, 경제에는 비효율 증대로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김인영 교수의 설명이었다.

김인영 교수는 "국영기업은 소비자와 주주를 위한 기업이 아니라 독재자, 정치인을 위한 기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과거 포항제철이나 한국전력 등 국영기업에 대해 정부가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가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국영화한다는 설명은 거짓이다. 결국은 대통령의 ‘금고’ 역할 밖에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유행하는 정부 지원의 ‘사회적 기업’도 더 이상 설립을 자제해야 한다고 김인영 교수는 지적했다.

김인영 교수는 세 번째 교훈으로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로 완성됨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인영 교수는 "주권이 국민에게 속하게 만든 대의제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반대로 '표의 매입'라는 부정적 측면도 함께 있다"면서 "이러한 ‘표의 매입’이라는 부정적인 측면은 내각제 개헌 등 어떠한 정치 제도의 도입으로도 극복할 수 없다. 대의 민주주의에 내재된 모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을 맡은 곽은경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실장은 "차베스는 정치제도와 헌법 위에 포퓰리즘을 둠으로써 국가의 위기를 초래했다"면서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얻은 인기로 장기집권을 꿈꿨고 대통령의 중임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바꿨다. 또 부유층을 공격하고 대중을 결집시키기 위해 국민 투표제를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 원인을 무역개방, 세계화 등의 탓으로 돌렸다고 한다. 결국 경제위기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탓이라고 비판했다는 것이 곽은경 실장의 설명이었다.

▲ 곽은경 자유경제원 시장경제실장 ⓒ 뉴데일리


곽은경 실장은 "차베스는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엑슨모빌, 셰브론 등 외국계 석유회사를 비롯해 강철, 통신, 전력, 에너지 산업을 모두 국유화했다"면서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문맹퇴치 사업 같은 것 뿐만 아니라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주택, 기초 생필품 보급 등의 무상복지를 펼쳤다"고 지적했다.

곽은경 실장은 "차베스는 2013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포퓰리즘 정책은 여전히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빈곤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비누, 빵, 우유와 같은 생필품을 구하려면 가게 앞에 수십 미터 줄을 서야 하며, 식량이 부족해서 거리의 동물들을 잡아먹는 시민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은경 실장은 "우리 정부도 선거 때마다 포퓰리즘 성향이 강한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등 재정 팽창 정책이 남발한다"면서 "이런 정책은 사회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할 뿐만 아니라 국가재정만 부실하게 만들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곽은경 실장은 끝으로 "포퓰리스트들은 정부가 국민들에 무엇이든 줄 수 있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그들은 정부의 예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과거 모든 포퓰리즘 정책의 종착지는 경제위기였다. 다 같이 평등하게 살자는 차베스의 구호는 결과적으로 빈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이철훈 바이트 대표는 "베네수엘라가 좀비국가화 된 이유는 3가지가 있다"면서 "▲'생산'으로 귀결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인 '그랑 미션' 정책 ▲시장경제의 경제 논리를 무시한 국유화, 무상정책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정치인의 우려 배제 등"이라고 지적했다.

▲ 이철훈 바이트 대표 ⓒ 뉴데일리


이철훈 대표는 "정부의 덕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정부는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덕을 베풀라’고 요구했다"면서 "베네수엘라 사람들은 스스로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정부에 손을 벌리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겼다"고 말했다.

이철훈 대표는 "그랑미션 정책은 지나칠 정도로 시장경제의 경제 논리를 무시한 정책"이라며 "차베스부터 現마두로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베네수엘라 정부는 재정 대부분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며 석유 산업을 비롯해 많은 기업을 국유화, 국영화해버린 ‘차베스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철훈 대표는 "베네수엘라 정치인은 국가적인 자원을 절약할 유인에 끌리기보다는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에 빠졌다. 정치인이 무책임하면서도 무능하기까지 하면 사회가 고달파진다"고 지적했다.

이철훈 대표는 "마두로 대통령이 그러한 사례 중 하나"라면서 "그는 국가가 재정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 정부 발권력을 높여서 돈을 마구잡이로 찍어내는 것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시중 통화량을 2년 새에 4배로 늘리면서, 결국 살인적인 인플레를 불러 일으켰다. 앞서 언급한 가격이나 외환 통제 역시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는 무능함을 드러낸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철훈 대표는 "상식적이지 못한 정책과 복지정책 수행의 바른 방향이 무엇인지를 베네수엘라가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정치 리더의 품격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사례"라고 결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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