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의원 다수 3~4선 중진, 출마 가능성 높아… 비박 단일화 할 경우 정병국 유리
  • ▲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회의를 열고 복당논의 끝에 탈당파 무소속 의원 7명을 전원 복당키로 했다. 여기에는 유승민 의원, 주호영 의원등이 포함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회의를 열고 복당논의 끝에 탈당파 무소속 의원 7명을 전원 복당키로 했다. 여기에는 유승민 의원, 주호영 의원등이 포함된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이 16일 탈당파 의원 7명에 대해 복당 결정을 내리면서 오는 8.9 전당대회에 이들의 복당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6차 회의를 열고 무소속 당선자에 대한 복당 문제를 논의한 끝에 20대 국회의원 무소속 출마 당선자 중 새누리당에 입당을 신청한 유승민, 안상수, 윤상현, 강길부 4인에 대한 입당을 승인키로 했다. 나머지 무소속 당선자의 복당 역시 이에 준해 처리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당의 통합과 화합을 이루라는 4.13 총선 민의를 받들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결정했다"면서 "복당 문제의 해결이 당의 쇄신과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판단했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복당 되신 분들이 당의 통합과 화합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복당이 주목받는 이유는 새누리당이 원내 1당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오는 8월 9일에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탈당파 의원 7명 중 5명이 3선 이상의 중진급이어서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타진되는 것이다. 강길부·유승민·주호영 의원은 4선, 안상수·윤상현 의원은 3선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하기에 충분한 체급이다.

    이들은 조기에 복당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원내대표 선거에도 참여할 수 없었다. 눈을 돌려 전당대회에 나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셈이다.

  • ▲ 유승민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대구 동구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청와대와 극한 대립으로 비박에 상징성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유승민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해 대구 동구을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는 청와대와 극한 대립으로 비박에 상징성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번에 복당이 결정된 의원 중에는 유승민 의원에 정치권의 관심이 가장 많이 쏠린다. 특히 그는 지난해 원내대표를 이미 경험해 봤기에 이번에는 당 대표와 대권 후보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극한 대립각을 세워왔다는 점에서 비박에서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해 4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한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직격탄을 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경제정책 기조를 통째로 부정한 것이다.

    이어 유 의원은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청와대와 정면으로 충돌하다 원내대표직을 내려놨다.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새누리당의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친박에 반기를 들고 혈투를 벌여온 그가 전당대회에서 당선될 경우 당·청 관계를 비롯해 정치권의 지형이 변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전당대회의 구도는 최경환, 원유철, 이정현, 이주영, 홍문종 의원 등 여러 친박계 후보와 더불어 비박계 정병국 나경원 의원 정도가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유승민 의원이 비박계 후보로 가세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유승민 의원은 전당대회에 나서서 당선될 수 있을까.

    우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지금처럼 친박계 후보들이 난립할 경우다. 현재 친박계로 분류되는 원유철, 이정현, 이주영, 홍문종 의원 등은 모두 당 대표 출마 의사를 꺾지 않고 있다. '교통정리' 목소리도 일각서 나오지만 여러 주자들이 나오면서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경우 유승민 의원은 정병국 의원과 관계없이 동시에 출마할 수 있다. 친박계의 표가 여러 군데로 분산되는 만큼, 비박 내 표 분산 역시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친박계 후보가 교통정리 끝에 단일화를 이룰 경우, 비박계로서는 어떤 방향으로든 단일화를 이룰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세(勢)가 친박보다 약해 1:1 구도가 불리한 비박계로서는 친박이 집결한다면 단일화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다만 앞서 말한 대로 8.9 전당대회가 친박계와 비박계 후보 각각 한 명씩 나오는 1:1 구도로 치러질 경우, 비박 성향이 강한 유승민 의원이 정병국 의원보다 승률에서 유리할지는 확실치 않다. 1:1 구도에서는 상대 진영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 유리해서다.

    때문에 유 의원으로서는 전당대회가 1:1 구도로 흐를 경우, 정병국 의원 등 비박계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고 본인은 대권으로 나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복당 여부를 결정하기 전 회의 모두발언에서 "복당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당의 장래와 관련해 대단히 중요한 현안이 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당의 미래를 위해 어떤 길이 최선인지 숙고에 숙고를 다 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