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실제는 시인이시라고, 맞죠?" 우상호 "연대 국문과 나왔습니다" 미소
  •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회동,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회동,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 간 첫 상견례는 그야말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다. 박 대통령은 참석자 6명 모두와 악수를 나누면서 농담과 덕담을 주고 받았다. 수시로 웃음이 터졌다. 다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했다.

    #. 13일 오후 2시 56분, 청와대 접견실.

    3당 원내지도부 회동을 4분 앞두고 분홍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했다.

    신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김광림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변재일 정책위의장,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김성식 정책위의장 6명이 환한 표정으로 박 대통령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왼쪽부터 인사, 의석수와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순으로 배치)

    ▲ 우상호 원내대표 <알고보니 시인(詩人)>

    박 대통령: 국회에서는 막 이렇게 싸우시는데 실제는 등단 시인이시라고, 맞죠?

    우 원내대표: 네, 연대 국문과를 나왔습니다.

    박 대통령: 네, 그래서 정치도 이렇게 시적으로 하시면 어떨까. (갈등이) 풀리지 않을까... (일동 웃음) 또 대변인만 여러번 하셨다고 말씀을 들었어요.

    우 원내대표: 잘하진 못하는데... (박 대통령 웃음) 정직하게 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 예. 반갑습니다.


    다음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였다.

    ▲ 정진석 원내대표 <무술 유단자>

    박 대통령: 안녕하세요. 비상대책위원장도 맡으셨다고.

    정 원내대표: 부족한 사람이라 어깨가 무겁습니다.

    박 대통령: (웃음) 저도 국회에서 비상위원장 맡았잖아요. 참 고되고 힘든 자리인데... 그 팔씨름도 왕이시라고. (일동 웃음) 무술도 유단자시고. 어려움이 있어도 잘 버텨내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정 원내대표: 의원님들의 총의를 모아서 잘 극복해내도록 하겠습니다.   

    박 대통령: 네, 꼭 그렇게 해주시리라 믿겠습다.

     

  •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회동,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회동,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환한 표정을 지으며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맞았다. 유독 반가운 표정을 지은 박 대통령이다.

    ▲ 박지원 원내대표 <자칭 3수 원내대표>

    박 대통령: 아유,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녕하셨어요? 워낙 그렇게 국회에서... 지금  세번째 원내대표 맡으신거죠?

    박 원내대표: 3수했습니다. (일동 웃음)

    박 대통령: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래서 이런 정책을 풀어가시는데 거의 달인(達人) 같이 잘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쌓으신 경험도 많고, 경륜도 풍부하시니까.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잘 풀어서, 정말 일하는 국회로... 국민이 잘 살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데 많이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박 원내대표: (박 대통령과 눈을 마주치며 인사)


    이제 3당 정책위의장 차례였다.

    ▲ 변재일 정책위의장 <갈무리 애창자>

    박 대통령: 국회에서 여러번 뵀는데 정책 고민도 많이 하시고, 이렇게 중진의원이 되시면 대개 점잖게 계시는 분이 많은데, 모범적으로. 중진이신데도 그냥 의욕적으로 활동하신다고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변 정책위의장: (끄덕이며) 결국 정책위의장이 됐습니다.

    박 대통령: 네, 워낙 또 정책을 잘 하시니까 그렇게 맡으시게 됐는데. 그 노래, '갈무리'라는 노래, 그게 애창곡이라고. (일동 웃음)

    변 정책위의장: 갈무리 잘 하겠습니다. (일동 웃음)

    박 대통령: (웃음) 갈무리를 잘 좀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김광림 정책위의장 <진돗개 애호 육성가>

    박 대통령: 안녕하세요. 아유, 참 다들 어깨가 무거우신데 그래도 워낙 정책전문가시니까 정책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돗개를 대단히 사랑하신다고. (웃음)

    김 정책위의장: 네. (미소)

    박 대통령: 어떻게 그렇게... 저도 진돗개를 좋아하거든요.

    김 정책위의장: (키운지) 좀 오래 됐습니다. 예.

    박 대통령: 굉장히 좋아하시는가보죠?

    김 정책위의장: (웃음) 네. (변재일, 김성식) 두 분을 잘 모시겠습니다. (일동 웃음)


    ▲ 김성식 정책위의장 <유재석 닮은꼴>

    김 정책위의장: 오랜만에 뵙습니다.

    박 대통령: 오랜만이에요. 상임위에서도 바로 옆자리에 앉으셨고, 그 때부터 워낙 일을 잘 하시는 의원으로 정평이 나셨는데 이제 정책위의장을 맡으셔서 아주 날개를 다시게 됐습니다.

    김 정책위의장: 짐이 무겁습니다.

    박 대통령: 그런데 그 유재석씨를, 비슷하게 생기셨나요? (일동 웃음)

    김 정책위의장: 사람들이 그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박 대통령: (웃음) 유재석씨가 참 진행을 매끄럽게 잘하고 인기도 좋은데, 이 정책을 풀어가는 것도 이렇게 좀 매끄럽게 잘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김 정책위의장: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박 대통령: 감사합니다. 이제 사진을...

     

  •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회동,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과 회동,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손짓으로 모이라고 이끌자, 모두가 기념촬영 대형으로 섰다. 회동 참석자 모두는 환하게 웃었다.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김성식·박지원·우상호, 우측에는 정진석·변재일·김광림 의원이 섰다. 박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손 한번 안 잡으세요"라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제안에 손을 잡고 다시 촬영하기도 했다.

    곧바로 3시 1분, 박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는 원형 테이블에 앉아 회동을 시작했다. 참석자들 사이에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현정택 정책조정·현기환 정무·김성우 홍보 수석 등 청와대 비서진이 끼어 앉았다. 회동은 오후 4시 23분에 종료됐다. 총 82분 동안 진행됐다. 예상됐던 90분은 채 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