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에 정치권 촉각... 반 총장, 일단 국내 정치와 거리 둘듯
  • ▲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뉴데일리DB
    ▲ 박근혜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 뉴데일리DB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5일 한국을 방문한다.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른바 '충청 대망론'이 급부상할 조짐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반 사무총장은 25일부터 3일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주포럼과 30일부터 3일간 경주에서 개최되는 유엔 NGO회의 참석 차 방한한다. 반 총장은 26일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후 경주 일정까지의 공백 동안 서울에 체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하는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1위를 차지하는 반 총장의 움직임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반 총장이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반 총장의 방한과 관련해 새누리당 친박계가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친박계 중진인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 상당)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우리 당으로서는 반기문 카드라고 할지, 반기문 총장님에 대한 기대는 많이 갖고 있다"며 반기문 대망론에 힘을 실었다.

    정 의원은 "(반 총장이) 훌륭한 분이기 때문에, 대망론이라는 게 한 사람만 갖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 만큼, 충청권에서 적어도 2~3사람이 (대권 주자로) 나왔으면 좋겠다"며 충청 대망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 총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인적 소견으로는 (가능성이) 반반이 아닐까"라며 "많은 국민이 영화로 말하자면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하는 것처럼 기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친박계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포함한 대권후보 리스트를 짜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반 총장의 한국 방문이 충청 대망론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원내 1당 자리를 내주며 참패한 뒤 정권 재창출을 위한 유력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무성 전 대표의 지지율도 급락했고, 여권의 잠룡이라고 할 수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모두 고배를 마셔 대권과는 멀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올해 말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내년 4월 재보선 이후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서면서 '반기문 대망론'이 불타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반 총장은 그동안 임기를 마칠 때까지 업무에만 집중하겠다며 국내 정치권과는 선을 그어왔다는 점, 아직 임기가 6개월 여 남아 있다는 점에서, 불필요한 억측과 확대 해석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반 총장이 이번 방한에서는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