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정기국회 전에 전대 개최키로 "7월 말에서 8월 초 유력"… 혁신위는 별도 구성

  • 새누리당은 11일 차기 전당대회 준비 등을 주도할 비상대책위원장에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를 추대키로 했다. 새누리당은 또 혁신위원회를 투트랙으로 운영하면서 전당대회 전까지 당 쇄신안을 마련키로 했다.

    한 달 간의 진통 끝에 수습책의 큰 틀이 마련되면서 총선 참패 여파와 관련한 새누리당 재정비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4선 이상 중진 의원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지도부ㆍ중진 연석회의에서, 정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추대하고 혁신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한 뒤 다음 주까지 외부 인사를 영입해 위원장을 맡기기로 의견을 모았다.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비대위원장 후보를 추천받은 결과, 절반 이상이 정진석 원내대표를 추천했던 것을 바탕으로 이 같은 결정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외부인사를 영입할 경우 문제를 파악하고 진단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정 원내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당내 다수의 의원들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전면에 나서면서 총선 참패로 지도부 와해 등 치명상을 입었던 여당이 후유증에서 벗어나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총선 직후 급락했던 지지율은 최근 정진석 원내대표 체제 이후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혁신형' 비대위를 강하게 요구했던 비박계 일각에서는 이번 비대위 체제 확정 방식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비박계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조금 더 혁신적인 방안으로 (비대위를 구성)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끄는 비대위는 '관리형' 성격으로 전당대회 전까지 최고위 등 당 지도부 역할을 대신하고, 혁신위는 전당대회 이후에도 유지되면서 당 쇄신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전체적 구성 이후 전국위원회 추인을 받아 법적 효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대표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단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신임 원내대표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단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9월 정기국회 전에 개최하기로 했다. 전날 잠정 결론을 내렸던 '7월 개최' 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민경욱 대변인은 "7월 말에서 8월 초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이 확정되면서, 정 원내대표가 어떤 역할을 보여줄지도 큰 관심사다. 이른바 전대 준비과정에서의 '정진석 역할론'이다.

    비대위 윤곽 완성으로 전대에 나설 잠재적 후보들과 각 계파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대는 계파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친박계에서는 이정현 홍문종 의원 등이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며 세월호 참사 당시 진정성 있는 사태 수습에 나섰던 이주영 의원의 출마가 유력한 상태다.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옅어 비박계로부터도 거부감이 적다는 점이 이 의원의 강점으로 평가되면서, 친박계가 이 의원을 대표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이 거론된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정우택 의원과 한선교 의원도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친박계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포함한 대권후보 리스트를 짜고 있다는 점에서, 충청 출신의 정 원내대표의 급부상이 당권 장악은 물론 충청대망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반면 비박계 대표적 주자로는 정병국 의원 등이 거론된다. 친박계에 비해 인물난에 봉착한 비박계 내부에서는 대표주자를 확정해 전대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인사는 "최경환 의원은 청와대 의중에 따라 전대에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며 "이런 청와대 개입 관행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우리도 대표선수를 내세워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격한 계파 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국 주도권을 잡고 정권 재창출의 막중한 임무를 맡은 정진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권과 직결되는 전대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