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기술은 조기에 상용화하고, 차세대 원천기술은 체계적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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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바이오 산업생태계-탄소자원화 발전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바이오 산업생태계-탄소자원화 발전전략 보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이 모처럼 환한 웃음을 지었다.

    21일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을 이끌고 있는 현장 전문가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여소야대(與小野大)의 어두운 그늘이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 앞에서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듯 했다.

    #. 오후 2시 청와대, 바이오 산업생태계-탄소자원화 발전전략 보고회

    "오늘이 과학의 날인데 오전 기념식에서 원로 과학자를 비롯한 과학기술 주역들을 만나서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 발전을 견인해온 공로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앞으로도 과학기술로 국가 발전을 선도해 가겠다는 의지와 전략을 담아 과학기술자문회의를 개최하게 되어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오전, 오후 모두 과학의 날답게 지금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다함께 웃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관계자들 앞에서 유독 밝은 표정이다.

    전자공학과 출신인 박근혜 대통령의 이공계 사랑은 그만큼 남다르다.

    이날 보고회의 주제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였다.

    가벼운 농담을 던진 박근혜 대통령은 곧바로 "바이오기술과 탄소자원화는 인류의 미래는 물론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활로를 열어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뉴 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아 바이오와 탄소자원화로 신사업 활로를 모색하자는 취지였다.

    "바이오 산업생태계 확충과 탄소자원화 전략이 제대로 실행되면 우리에게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과 같은 기술혁신이 기존 산업과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평가한 바가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가 새로운 방식으로 미래 먹거리와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기에 놓여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우선 바이오산업 육성과 관련해 "바이오기술개발과 상용화는 사람의 생명과 관련되고 연구 윤리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엄격하고 중첩적인 규제 대상이 되고 있지만 불필요한 규제도 많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쟁국가와의 비교를 통한 글로벌 규제 스탠더드 확보와 미래 산업적 측면의 중요성을 고려해서 시급한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 범위와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적 강자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민관의 협업적 혁신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에는 "관계 부처부터 막힌 규제를 풀고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바이오 연구개발(R&D) 스타트업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을 주문했다.

    탄소자원화에 대해서는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창의적 역발상과 패러다임 전환으로 그간 제거 대상으로 여겨왔던 온실가스를 혁신적 자원으로 탈바꿈시켜 줄 수 있는 만큼, 변화된 기후 패러다임을 적극 활용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고 탄소자원화 기술이 그 핵심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온실가스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경제적 가치까지 얻을 수 있어서 우리에게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탄소자원화 산업생태계 내에서 다양한 산학연 주체 간에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민간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의 탄소자원화 전략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모델로 확산돼서 미래 신시장 선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규제와 탄소시장 등 과학기술 외교 역량도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지시를 토대로 미래부는 이산화탄소와 산업·발전 폐기물 등을 활용해 그린시멘트, 폐광산 탄산염 채움재, 친환경 고급용지 등을 생산하는 '이산화탄소(CO2) 광물화 상용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조기 상용화를 위해 제철소·석유화학단지·시멘트사·폐광산 등 탄소배출 및 탄소활용 현지에 실증 시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자원화 전략 허브센터를 지정·운영해 R&D 기획, 글로벌 연구 및 사업화 동향 파악, 국내외 기업 및 연구소 간 기술협력, 해외 수출 등을 지원한다. 미래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2,500만톤(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부터 우리도 자체기술 수준을 분석해서 경쟁력 있는 기술은 조기에 상용화하고, 미래를 위한 차세대 원천기술 개발을 계속해 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에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과학기술자문회의 신성철 부의장 및 자문위원을 비롯해 14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