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곧바로 반박 기자회견 열어 "말 해보겠다는 것뿐…당 결정 존중해야"
  • ▲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비상대책위원이 경기 용인정 지역에 출마하면서 경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지만, 전략공천자로 내정되면서 그간 지역을 관리해온 예비후보와 마찰이 생겼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비상대책위원이 경기 용인정 지역에 출마하면서 경선을 치르겠다고 선언했지만, 전략공천자로 내정되면서 그간 지역을 관리해온 예비후보와 마찰이 생겼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로 분구되는 용인 정 지역의 더불어민주당 김종희 후보와 이 지역에 전략 공천된 표창원 비상대책위원 간 갈등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용인병 지역의 당협위원장을 12년간 맡아온 김종희 위원장은 표창원 비대위원이 경선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해놓고 되레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서 "3전 4기, 좌절과 절망의 시대에 희망의 종을 울려보고자 했던 도전정신은 영입인사 1호라는 거대한 권력에 의해 좌절되었다"면서 "정치인 김종희의 길을 가겠다"고 주장했다.

    이어 "표창원 예비후보에게 강력히 요청한다. 그제 저녁 나를 찾아와 또다시 거짓말로 나를 우롱한 데 대해 공식 시인하고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종희 위원장의 주장에 따르면, 표창원 비대위원은 지난 14일 밤 9시쯤 김종희 위원장을 직접 찾아갔다. 표창원 비대위원은 문자를 보내고 그의 위치를 확인하고 전화도 하면서 자신을 적극 찾았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표 비대위원은 김종희 위원장과 경선을 하겠다는 의사를 비대위에 정확히 밝히겠다고 말했지만, 다음날인 15일 김종희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자 이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 ▲ 더불어민주당 김종희 용인병 지역위원장은 표창원 비대위원을 겨냥해
    ▲ 더불어민주당 김종희 용인병 지역위원장은 표창원 비대위원을 겨냥해 "표 위원장이 나를 나쁜사람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진실은 아래 사진과 같다"고 밝혔다. 전략공천을 둘러싼 마찰이 진실공방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김종희 위원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앞서 표창원 비대위원은 지난달 22일 용인 지역의 후보자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전략공천이 아닌 지역 경선 방식으로 공천을 신청하며 모든 절차를 공정하게 준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표 비대위원은 전략공천이 결정되자 "공식적인 전력공천 결정 과정을 사사로운 이유로 번복할 수 없다"며 "특정 지역에 예외를 인정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요구가 발생해 원칙이 무너진다는 것이 당 전략공천 기구의 입장이어서 당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

    특히 그는 이 글에서 자신이 용인 정 지역에 전략 공천되자 양보한 김기식 의원과 백군기 의원, 배강욱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일일히 감사하다고 거론하면서도, 전략공천에 반발한 김종희 후보에 대해서는 이름조차 밝히지 않아,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내비쳤다.

    표창원 비대위원에 따르면, 본인은 지역경선 방식으로 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와 별개로 전략공천위가 전략 공천 대상 지역을 선정하면서 표 비대위원을 대상자로 낙점했다는 것이다. 표 비대위원은 수도권 신설 분구 지역에 해당하고 여론조사 결과 경쟁 예비후보자와의 격차가 크다는 것이 전략공천위의 설명이었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종희 위원장이 15일 "지역을 닦아온 사람들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경선을 재차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에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표창원 위원이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김 예비후보가 당 비대위에 한마디만 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해, '가서 말은 해보겠다'는 취지로 답했을 뿐"이라고 일축하면서 사건은 급격히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가 됐다.

  • ▲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비대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전략공천 배경에 대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략공천위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표창원 비대위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비대위원은 지난 7일 자신의 전략공천 배경에 대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전략공천위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표창원 비대위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번 사건에서 표창원 비대위원은 처음에 경선을 치르겠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가서는 결국 전략공천을 받아들인 셈이 됐다. 진실게임의 결말과는 별개로, 표창원 비대위원의 행태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평소 '품격있는 정치'를 강조해온 표창원 비대위원은 지난해 12월 28일 라디오에 출연해 험지 출마론에 대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과 붙으라 해도 붙겠다"고 말한 바 있다.

    표 비대위원이 야권이 다소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 지역으로 후퇴한 것도 모자라 경선까지 치르지 않는 것은 정치 도의상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용인정 지역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아름다운 경선을 하겠다고 했던 표창원 위원과 김종희 위원장 간 마찰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