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정 단수공천 확정되자마자 "제2의 이해찬·이미경·정청래·문재인 되겠다" 김종인 비판
  • ▲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10일 단수추천 35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4일 당 지도부에 "공천과정을 상세히 설명해달라"며 비판을 가했다. 그는 제2의 이해찬, 이미경, 정청래 의원이 되겠다면서 컷오프 된 의원들을 적극 감싸고 나섰다. ⓒ뉴시스 DB
    ▲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의원은 10일 단수추천 35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14일 당 지도부에 "공천과정을 상세히 설명해달라"며 비판을 가했다. 그는 제2의 이해찬, 이미경, 정청래 의원이 되겠다면서 컷오프 된 의원들을 적극 감싸고 나섰다. ⓒ뉴시스 DB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체제 이후 시작된 컷오프에 친노 의원들이 집단으로 재심을 신청하면서, 14일 재심위원회가 가동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추가로 들어온 지역이 있으니 이날 모아서 재심위원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재심위 가동으로 친노 의원들이 다수 구제가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선 역대 정치권에서 공천을 두고 열린 재심사 결과가 받아들여진 적은 극히 드물다. 더군다나 이번에 재심을 받아들일 경우 친노패권주의 청산으로 받아들여졌던 컷오프 자체의 의미가 퇴색될 염려가 있다. 실현 가능성을 보고 재심을 신청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실제로 컷오프 결과를 받아들고 당을 떠난 홍의락 의원과 전정희 의원의 경우, 나란히 이의 신청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더민주 홍의락 의원은 지난달 25일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의 신청은 의미가 없다"면서 "물어봤더니 (결과가 바뀌지 않을테니) 안하는게 좋다고 하더라. (단순히) 숫자에서 더하기 빼기뿐"이라고 말했다. 이의 신청 절차에 관해서 물었지만, 담당 국장이 전화도 하지 않더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컷오프 명단에 포함되자 더민주를 탈당한 전정희 의원은 "저를 더욱 당혹스럽게 한 것은 이의신청 절차"라며 "신청서나 규정도 없다. 애초부터 이의신청이 무의미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결국 확인사살 받을래, 그냥 수용할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라며 "이게 과연 공당의 모습인지 아연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자신의 구제 가능성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이의 신청을 하고 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각을 세우면서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변함 없는 마음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록 김종인 대표는 스스로 총선 이후에도 당에 남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그는 처음부터 위기의 더민주의 총선 구원투수 자격으로 영입됐다.

    친노 의원들로서는 총선이 끝나면 다시 문재인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칠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있고, 이 때문에 김종인 대표의 공천이 끝나자마자 이른바 '친노인증'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정청래, 김현 의원 등 컷오프 된 인물들은 물론이고, 최재성(불출마), 배재정(현역 단수 공천 확정) 의원처럼 자신의 컷오프 여부와 상관없이 최근 공천에 대해 비판하는 의원들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특히 배재정 의원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단수후보로 낙점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김종인 발 컷오프를 비판하는 행태를 보였다.

    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해준 부산시민, 대한민국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당원과 시민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일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다. 재고에 재고를 거듭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당 지도부에 요구한다. 지금이라도 시민과 언론에 공천과정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며 "그것이 더민주가 지켜왔던 준엄한 민주주의 정신"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시민 여러분 제가 사상구에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제2의 이해찬·이미경·정청래·문재인이 되겠다"며 "정권교체의 시작을 알리고 시민들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노무현이 되겠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로부터 공천받지 못한 친노를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김 대표의 공천을 꼬집은 셈이다.

    때문에 여태까지 김종인에 납작 엎드리고 있는 친노가 공천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서자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종인 대표가 최근까지 공천에 관한 권한을 강화하면서 현역 의원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어 힘이 막강했지만, 공천권을 행사하고 나서 계속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