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총선 지면 선례 따라야"…무의미한 사퇴 언급한 이유가
  •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1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오는 총선에 대한 야당의 입장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가 1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오는 총선에 대한 야당의 입장을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6일, 오는 총선에서 107석 이하를 확보하지 않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16일 서울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쓸데없이 낙관적인 이야기를 해선 안 될 것 같고, 현재 우리가 가진 의석수를 확보하면 선전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희망으로는 과반수가 넘는 의석을 확보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야권이 분열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는 현실적인 인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107석이 미달되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떻게 책임지는 건 선거를 이끈 사람이 책임지는 선례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에서 패배하면 선거를 이끈 당 대표 등이 당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2014년에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7.30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직을 사퇴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도 수차례 언론 등을 통해 이번 총선에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해왔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 역시 큰 욕심을 가질 수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당이 대한민국 정당사에 경험해보지 못한 비상사태에 처해있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외부 사람이 당을 추스르고 있으므로 큰 욕심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선례에 따라 책임진다는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그가 총선 이후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을 실토한 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더민주에 오는 4.13 총선을 위한 구원투수 자격으로 영입됐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1월 14일 조기 선대위를 구성하면서 "김종인 박사를 중심으로 해서 총선 필승을 위하고 또 정권교체까지 바라보는 선대위 구성을 빠르게 마무리해서 총선관리를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처음부터 총선을 위해 투입된 그가 총선 이후에 사퇴로 책임을 진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한다"는 이야기는 반대로 말하면 총선 이후에도 당을 맡는다는 전제가 깔렸을 때나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 ▲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총선에서 더민주가 107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선례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선례는 일반적으로 사퇴여서 김 대표가 총선 이후에 당에 남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추론이 나온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총선에서 더민주가 107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선례를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선례는 일반적으로 사퇴여서 김 대표가 총선 이후에 당에 남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추론이 나온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실제로 그는 취재진이 "107석 이상을 얻으면 당에 남아 정치를 계속하실 것인지, 또 관련해서 당 대표에 출마할 것인지 묻는 말에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다"면서도 "선거가 예상대로 잘 이뤄져서 제 기능을 발휘할 여건 형성이 되면 그다음엔 당 내부 사정이 어떻게 변하느냐. 이것이 관건이 아니겠냐 생각한다"는 묘한 답변을 내놓았다.

    또 "그건 그때 가서 판단해야지 지금 말할 수 없다"면서 "지난 대선을 끝으로 킹메이커는 더는 안 하기로 했고, 더는 안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대표는 또 "의원 내각제를 선호하지만, 대통령을 하고 싶은 뜻을 가지는 사람들이 개헌을 원치 않기 때문에 대통령제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새누리당이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이 없으면서도 세 결집을 위해 개헌 저지선인 200석을 거론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