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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테러위험 속 국회 마비, 국민이 직접 나서달라"

19분 동안 총 38차례 박수, 국회 비판·법안 처리 호소시 가장 많은 박수 터져나와

입력 2016-03-01 12:09 수정 2016-03-01 18:19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데일리

 

 

박근혜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녹아든 메시지는 엄중한 안보위기 상황을 반영하듯 북핵(北核)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과거와는 달리 대북(對北) 메시지를 대일(對日) 메시지보다 먼저 발표함으로써,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한반도 안보를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정부는 앞으로 더욱 확고한 안보태세와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반드시 핵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호한 의지였다. 핵(核) 개발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북한이 깨닫도록 하는 고강도 대응을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의 정권교체(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를 시사한 지난달 16일 국회연설과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극단적인 도발로 우리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이렇게 무모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을 그대로 놔둔다면, 5~6차 핵실험을 계속할 것이고, 북한의 핵은 결국 우리 민족의 생존은 물론 동북아 안정과 세계평화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압박은 계속될 것이다. 이제 선택은 북한의 몫이다."

박 대통령은 2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할 예정인 대북결의안에 대해 "가장 강력하고 실효적인 결의가 곧 채택될 예정으로,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자행한 데 대해 엄중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의지가 응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변국들도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한 길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도 했다. 연일 북한을 감싸고 도는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기존의 대응방식으로는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꺾지 못한다는 사실이 명백해진만큼, 핵으로 정권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을 착취하고 핵개발에만 집중하는 것은 북한의 정권을 유지시킬 수 없고 무의미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테러방지법과 민생을 살릴 경제활성화법을 가로막고 있는 국회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7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뉴데일리


 

규제개혁-창조경제-문화융성 등 정부의 시책을 설명한 박 대통령은 "왜 우리 국민이 민생구하기 서명운동에 직접 나서야 했는지에 대해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라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지금 대내외적인 어려움과 테러위험에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노출돼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거의 마비돼 있다. 이것은 직무유기이자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 여러분의 진실의 소리가 필요하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항상 국민으로부터 나왔다”며 “국민 여러분의 단합된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또 다시 나라 잃은 서러움과 약소국의 고난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면 퇴보가 아닌 발전을 위해, 분열이 아닌 통합을 위해 이제 국민께서 직접 나서주시기 바란다."

'국민이 직접 나서달라'는 대국민 호소도 재차 내놓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추운 영하의 날씨에 가는 길을 멈추고 민생살리기 서명에 곱은 손을 불면서 서명해주신 국민들의 힘이 대한민국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노동개혁 등 경제입법의 당위성을 재차 피력했다.

대일(對日) 메시지는 짧고 간결했다.

약 5문장(200자 원고지 기준 2매)이었지만 함축된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른바 '12.28 일본군 위안부 합의'와 관련, "일본 정부도 역사의 과오를 잊지 말고 이번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온전히 실천으로 옮겨 미래 세대에 교훈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서로 손을 잡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취임 이후 줄곧 역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것과 대비된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한-일(韓日)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점을 언급하며 "피해자 할머니가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위안부 피해자 한 분 한 분의 명예를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역사관을 정면 겨냥하기보다는 양국 간 신뢰 강화를 통해 위안부 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주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기념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국민(21회), 북한(19회), 핵(15회), 경제(13회), 평화(12회), 개혁(10회) 순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19분 동안 기념사를 할 때 박수는 총 38차례 나왔다. 일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국회를 비판할 때 가장 많은 박수가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회의 직무유기를 수많은 이들이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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