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는 좌파에 책 잡힐 일 해선 안 돼"…" 조응천이 저격수되면 제가 나설 것"
  • ▲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몇 안되는 진박(眞朴)중의 진박이다. 그는 박 대통령의 마지막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몇 안되는 진박(眞朴)중의 진박이다. 그는 박 대통령의 마지막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저는 무사입니다"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자신을 '선비정신을 지닌 무사'라고 표현했다.

    그는 자타공인 박근혜 대통령의 마지막 호위무사다. 야권에서도 그를 '박근혜 대통령의 방탄조끼'라고 불렀다. 자타공인 박근혜 대통령의 마지막 창이자 방패인 셈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어려운 시기였던 2007년에도 박 대통령을 도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반 토막 지지율로 패배할 때도 그는 박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수많은 '탈영병'이 생겼지만, 그는 "전쟁에 졌는데 장수가 살기를 바란다니. 투항 같은 건 안한다"라며 끝까지 남았다.

    "사내가 주인 한 번 모셨으면 끝이지. 주인이 어려울수록 밑에 모시는 사람들은 그대로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 유 전 상임위원은 "저는 아버지께 그렇게 배웠고 박 대통령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무사'라는 별명을 거부하지 않았다. 오히려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다 (박근혜 대통령을) 도망가도 난 도망가지 않는다. 도망가서도 안 되고, 가지도 못하고"


    인권위원회 상임위원 활동시절의 유영하

    출마하기 그는 전직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었다. 그는 "과거 노무현 정부 때 법무부에서 인권 관련 일을 했었다"면서 "인권위원회 밖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지만, 막상 들어가보니 인권위가 할 역할도 적은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에 싫은 소리를 할 때도 있고, NGO처럼 무책임하게 주장만 되풀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인권은 어느 진영의 독점적 소유물이 아니다"라면서 "소위 자유인권은 1세대 인권이요, 이제는 3세대 정보 인권 시대에 살고 있는데 요즘도 옛날 소리들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민중총궐기 등 좌파 단체의 시위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견지했다. 민주화를 이미 이룩한 대한민국에서 '인권'과 '법치'는 절대 충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학생운동 때는 죽창도 없었다. 돌이나 던졌다. 그래도 개잡듯이 잡았다"면서 "지금은 시위 현장에서 죽창과 쇠파이프가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또 "독재나 전체주의 체제에서는 인권이 법을 넘어서야겠지만 지금이 어디 그런 시대냐. 북한은 김일성 동상 앞에서 집단 참배하는데 우리가 어디 그러냐"고 반문했다.


    ◆ 유망했던 검사, 박 대통령 호위하는 '무사' 된 이유…

    그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이 끝나고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고 했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만나 "선수들끼리 말 돌리지 말자"며 "박근혜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폭탄선언'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검사란 직업의 한계를 느껴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는 "검사란 직업은 이를테면 논에 피를 뽑아내 벼가 잘 자라게 하는 것"이라며 " 그러나 논에 피를 아무리 잘 뽑아도 논 자체를 반듯하게 정돈할 수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정치만이 제도와 틀을 바꿔 논을 반듯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를 향해 "힘이 왜 나쁘냐"고 반문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힘 자체는 이롭다고 했다. 개인을 위해서 사용하면 세상이 어지럽고, 나라와 세상을 위해 쓰면 좋다고 주장했다.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자를 위해 죽는다'는 말이 있다.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총 4번의 유세를 오면서 그를 알아줬다.

  • ▲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하반기를 위해 총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하반기를 위해 총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호위무사를 향한 좌파들의 공격, K 나이트클럽 사건의 진실은…

    좌파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갑옷'인 유영하 전 위원을 향해 끊임없이 칼날을 비틀었다. 그는 온몸으로 좌파의 칼끝을 받아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K 나이트클럽 사건'이다.

    좌파들은 "검사로 재직 시 나이트클럽 사장으로부터 향응을 받았다"면서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기자에게 '사실확인서'까지 보여주면서 문제의 회식 경위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가 알려준 진실은 향응을 받았다는 것과 거리가 멀었다. 진실은 이랬다.

    유영하 전 위원은 청주지검에 있을 당시 오락실 승률 조작혐의로 A 씨를 구속했다.

    지역 출신인 부하 직원이 A 씨와 잘 아는 사이였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고 강직하게 사건을 처리했다. 그 후 A 씨는 그와 계속해서 식사자리를 만들고 싶어 했다.

    유 전 위원은 1999년 겨울과 2001년 초, 각각 A 씨의 두 번의 식사제안과 합석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A 씨는 끈질기게 그와 자리를 만들려고 애썼다.

    문제의 회식은 2003년 봄에 일어났다. 인천지검에 있으면서 청주지검시절 부하 직원과 정기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청주로 갔을 때였다. 그 날은 마침 유영하 전 위원의 선배가 상을 당한 날이었다.

    부하 직원은 모임을 위해 평소 잘 알던 A 씨에 장소 예약을 부탁했으나 A 씨는 예약을 하지 못했다. A 씨는 미안하다며 인사차 방문해 소주 1잔을 먹고 먼저 나갔다. 나가면서 20만 원 상당의 식대를 계산했다.

    당시 부하 직원은 "검사님께서 굉장히 거북해 하셨고, 이를 중재하기 위해 나중에 식대를 돌려주겠다고 말해야 했다"고 떠올렸다.

    문상을 가야 하는 유 전 위원으로서는 술이 달갑지 않았다. 유 전 위원은 그렇게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부하 직원들은 그를 일찍 보낼 생각이 없었다. 부하 직원들은 인천에서 오랜만에 청주에 있는 자신들을 보러온 그를 대접하려 노력했다.

    부하 직원들은 '계산은 우리가 할 테니 간단히 한 잔만 하고 가시라'면서 그를 붙잡았다. 그는 결국 부하 직원들의 권유에 못 이겨 A씨가 하는 'K 나이트클럽'으로 향했다.

    처음부터 거북한 자리였으므로 유 전 위원은 오자마자 맥주 한 잔을 서서 마신 후 직원들에게 주대를 주고 가려 했다. 그는 "이미 1차 계산을 했으니 올라가시라"는 답을 듣고 나서 상갓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1차 계산을 했다는 부하 직원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남아있는 다른 직원들이 술을 마시고 계산을 하려 했으나 나이트클럽 직원들이 받지 않아 결국 계산을 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그가 부하 직원을 끌고 가서 마신 술값을 'K 나이트클럽'이 계산한 꼴이 됐고, 이것이 보도됐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그가 17대 총선에서 낙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가 17대 총선에서 반론하지 않은 것은 부하 직원들의 징계가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부하 직원이 사실을 밝혀온 것은 2012년 1월 31일로 징계시효가 끝난 뒤였다.

    그러나 유 전 위원을 향한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의혹이 제기되자 검사를 그만뒀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검사를 사직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사건은 망령이라도 된 듯 오랜 정치생활 동안 그를 따라다녔다. 그는 이후 "우파는 기본적으로 좌파에게 빌미를 주면 안 된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했다.

  • ▲ 유영하 전 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을 데리고 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유영하 전 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을 데리고 일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더민주가 영입한 조응천은… 

    유영하 전 상임위원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논란이 된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을 데리고 일했던 진박 중의 진박이다. 어설픈 총선용 친박 마케팅을 꺼내는 수도권 후보들과는 결부터 다르다.

    그는 조응천 전 비서관을 "콘텐츠는 몰라도 일단 확보된 콘텐츠에 완성도를 높이는데 일가견이 있는 스마트한 사람"으로 기억했다.

    조응천 전 비서관이 더민주에 입당하자 마포 출마설이 파다하게 퍼졌다. 그가 운영하는 식당이 있는 장소가 마포여서다.

    이에 대해 그는 "조 전 비서관도 '저격수'"라면서 "저격수는 저격수가 잡는다. 그가 나온다면 내가 제1의 저격수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조응천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모시는 입장에서는 과는 내가 지고 공은 위로 올려야 한다"며 "온갖 호가호위 다 하다가 자기가 잘못해 나와서는 '불의한 권력'을 이야기해서는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럼 자기가 있을 때는 정의로운 권력이고 나오니 불의한 권력인가"라며 "그건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송파을 지역개발론은?

    유영하 전 상임위원은 서울 송파을에 대해 "송파가 사이즈도 크고 석촌호수라는 큰 호수도 있다. 도로도 송파대로가 넓게 있어 잘 나 있다"면서 "롯데월드라는 랜드마크도 있다"고 평했다. 송파을 지역이 서울의 중심지로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그는 서울 송파을을 "품격 높은 도시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부촌이라면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보수의 정신이다"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품격도 있으면서 따뜻했으면 한다"면서 "잠실과 석촌동, 삼전동 간 삶의 질에 차이가 난다. 삶의 질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따뜻한 보수를 호소했다. 가락동이 개발되면서 아파트가 들어서면 석촌 시장이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슈퍼가 들어가면 경쟁하기 버거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정동에 법조타운이 들어오면 상권을 형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빌라촌을 개발하자는 이야기는 서민들을 난민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 ▲ 유영하 전 위원은 인간미와 열정에서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일종의 비장함도 느껴졌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유영하 전 위원은 인간미와 열정에서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일종의 비장함도 느껴졌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처음과 끝이 같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그는 혹시 정치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그래도 저 친구 참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열정과 인간미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많은 진보진영 사람들을 만났다. 그 사람들과는 추구하는 가치도, 뜻도 달랐다"고 술회했다. 인권위에서 만난 반대 진영 사람들도 그의 인간미와 열정은 높게 샀다는 의미다.

    "사람이 사람 냄새가 나야죠. 못생겨도 생화니까 향이 나는 것 아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