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의사결정구조 절실… 朱 원내대표 추대 계기로 반전 기대
  • ▲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의 윤여준 공동위원장(사진 왼쪽)이 22일 서울 마포 당사에 나와 확대기획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상진 공동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의 윤여준 공동위원장(사진 왼쪽)이 22일 서울 마포 당사에 나와 확대기획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한상진 공동위원장.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끊이지 않는 당내 불화설로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국민의당에 구원투수로 긴급 등판한 윤여준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우회적으로 당의 활로를 제시했다.

    국민의당 윤여준 위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마포 당사를 찾아 당 관계자들과 상견례를 하고 확대기획조정회의에 참석하면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지난 8일 창준위 공동위원장을 수락한 것으로 공식 발표된지 14일만의 일이다.

    윤여준 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사실 완전히 퇴원할만큼 회복이 안 됐다고 의사들이 만류했는데 오래 누워 있는 동안 애쓰는 것을 보니 민망하기도 해서 (퇴원했다)"며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에도 창당준비라는 게 손이 많이 필요한 것인데 명색 위원장이 누워 있다보니 애쓰는 분들에게 미안해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 말했다.

    퇴원은 무리인데도 여러 정치적 사정상 활동을 재개했다는 뜻이다. 그만큼 당이 사소한 소문에도 예민해져 있는 상황이라는 말이 된다. 윤여준 위원장이 2주 입원해 있는 동안 수차에 걸쳐 '위원장 수락 철회설' 등의 유언비어가 떠돌아 당 관계자와 취재진들이 확인에 나서는 해프닝도 벌어졌었다.

    실제로 윤여준 위원장은 이날 확대기조회의 이후 취재진과의 만남을 앉아서 진행하는 등 아직 기력이 회복되지 않은 것이 역력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지략가'라 불리는대로 현재 당이 처해 있는 문제점은 정확히 짚어내는 모습을 보였다.

    윤여준 위원장은 이날 확대기조회의 모두발언에서 "몸담고 있던 당을 나와 새로운 당을 만드는 일은 의원들의 입장에서 보면 본인의 (정치) 생명을 건 중대한 결단"이라며 "결단을 해준 김한길 대표를 위시해 여러 의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원들이 있기 때문에 창당 작업이 탄력을 받고 국민에게 신뢰와 기대를 얻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아직 회복이 안 된 상태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하면서, 회의는 나와서 말씀 듣는 그 정도의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짧지만 뼈가 있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당내 일각에서 "물갈이 대상인 현역 의원들이 와서 호남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등 엉뚱한 억측을 하는 것을 일축한 셈이다. 나아가 당의 창당 작업과 향후 정치적인 노선 결정이 현역 의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잖아도 국민의당은 끊임없는 유언비어에 시달리며 단숨에 친노패권주의 더불어민주당을 대체할 듯 했던 기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날 박선숙 창준위 집행위원장은 당사 브리핑룸을 찾아 정치권 일각에서 떠도는 더민주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의 '관계이상설'을 직접 해명했다.

    박선숙 위원장은 "사람들이 말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니 참 정치가 무섭다"며 "정치 이전에 20년 된 친구인데,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항변했다.

    이날 오전 확대기조회의 도중에는 김관영 의원이 받은 문자 메시지의 일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며 안철수~김한길 관계이상설에 다시금 불을 지피기도 했다.

    주승용 의원도 당초 좀 더 제3지대에 머물며 야권신당 통합 작업을 할 생각도 있었지만, 전남도당 창당을 앞두고서도 당 합류가 늦어지자 정치권에 이런저런 소문이 떠도는 것을 우려해 조기 합류와 원내대표 추대를 받아들였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의 한 의원은 "당을 만들다보니 서로 간의 견해 차이가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세간에 떠도는 불화설이 지나치게 과장되는 측면에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루머의 근원지로 더민주 친노(親盧)패권주의 세력을 지목했다.

    악의적으로 확대재생산되는 불화설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원내정당화 원칙에 따라 당의 의사결정을 현역 의원 중심으로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역 의원들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듯 20일 의총에 이어 21~22일에는 밤샘 의원단 연찬회를 열고 3선의 주승용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는 등 전열 재정비에 나서, 국민의당이 각종 설(說)들로 인한 혼란을 딛고 다시금 상승세를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