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吳기자회견장 뒤따라와 "해당행위" 주장
  • ▲ 새누리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잠재적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인 새누리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지만 박진 전 의원이 곧바로 강하게 반발했다. 순탄치 않은 경선과정이 예상된다. 

    그간 험지출마론에도 "종로가 곧 험지"라면서 뜻을 굽히지 않아 왔던 그가 이번 총선을 통해 독자적인 정치 행보를 걸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7일 새누리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국회에서 예비 후보 등록을 마치고 종로에 출마하기로 정했다"면서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종로는 민심의 향방과 선거의 승패를 가늠해온 상징적인 곳"이라며 "정치 재개를 선언하면서 말한 원칙에 부합하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1년 서울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에 대해 주민소환투표를 했다. 포퓰리즘을 막고자 결심했지만 결국 실패한 뒤 정치권을 잠시 떠나있다가 지난해 4월 복귀했다.

    그는 복귀하면서 당의 총선 승리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곳, 쉬운 지역이 아닌 곳, 상징성이 있는 곳에 출마하겠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해 4.29 재보궐 선거에서 맹활약하며 화려한 재기를 알렸다. 당시 관악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를 도와 각종 유세에 나섰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난 해 4.29 재보궐 선거에서 맹활약하며 화려한 재기를 알렸다. 당시 관악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를 도와 각종 유세에 나섰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그는 자신이 출마할 종로에 대해 "새누리당이 유독 종로에서 19대 총선을 비롯해 18대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등 총 4번의 선거에서 매번 패배한 아픔을 겪어왔다"면서 "야당의 대표를 지낸 5선의 정세균 의원이 다시 출사표를 던진 만큼 만만치 않은 곳"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을 둘러싼 험지출마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해석됐다.

    오 전 시장은 "이른바 험지 출마 요청을 받고 지난 한 달여간 개인적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뇌의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좀 더 어려운 지역에 가서 야당의 거물급 인사를 상대해 수도권 선거의 판세를 견인해달라는 당 대표의 요청과 집권 여당 정치인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 안정을 위해 총선 승리를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적지 않았다"면서 "적지 않은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는 저의 충정 어린 결단임을 감히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털어놨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새누리당 지도부의 '험지출마론'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종로' 역시 험지라고 주장해왔다.

    무성했던 험지출마론에도 불구하고 '험지'가 정해지지 않자 더는 지역구 결정을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자회견 후 취재진에게 "국민 여러분들을 뵐 때마다 받는 질문이 선거를 완주할 생각이냐는 질문이었다"면서 "선거운동 자체가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울러 "이제 천만 서울 시민들께서 제게 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사랑, 소중한 시정 운영의 경험을 종로에 쏟아 서울의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견인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상생과 공존의 새로운 정치로 응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대권후보의 잠재력이 있는 무게감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이번 총선 출마를 '마이웨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대권후보의 잠재력이 있는 무게감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이번 총선 출마를 '마이웨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이같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선언은 더 이상 당에 좌고우면하지 않고 자신의 갈 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전 시장은 함께 험지출마론에 오른 안대희 대법관과는 달리 정치경력이 풍부하다. 무엇이 총선 승리와 당에 도움이 되는지 볼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능동적으로 정치 재개의 무대를 결정할 필요와 자격이 충분히 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실제로 험지 출마론에 대해 "그 자체보다도 결과적으로 어떻게 기여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실제로 험지 출마론은 이른감이 없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대 진영에 어떤 후보들이 배치되는지 보고 거기에 맞춰 출마를 결정할 수 있다면 험지출마론이 효율적이고 바람직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현재의 야권의 상황을 봐서는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야권은 이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국민회의 등 여러 신당이 난립한 가운데 야권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추가적 지각변동 가능성이 없지 않다.

    오 전 시장은 "종로를 도심 활성화와 강남·북 균형 발전의 중심축으로 삼아 서울의 경제성을 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박차를 가하겠다"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했다.

  •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기자회견 직후 새누리당 당사에 모습을 드러낸 박진 전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의 종로 출마를 '해당행위'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기자회견 직후 새누리당 당사에 모습을 드러낸 박진 전 의원은 오세훈 전 시장의 종로 출마를 '해당행위'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한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기자회견이 막 끝날 무렵 박진 전 의원이 나타나 오 전 시장을 비판하고 나서 공천 과정에서 혈투가 예상된다.

    박진 전 의원 역시 종로 출마를 준비 중이다.

    박진 전 의원은 "최근까지 당이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말해온 오 전 시장이 갑자기 그 입장을 저버리고 종로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면서 "오세훈 후보의 종로 출마는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전 의원은 그의 출마에 대해 '해당 행위'라고까지 언급하며 "당의 총선 승리에 역행하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날렸다.

    박 전 의원은 "종로와는 아무런 연고도 없고 종로를 위해 별다른 이바지를 한 바도 없는 본인의 정치적 입지만을 위해 출마를 강행한 것은 새누리당과 종로 주민에 부담과 혼란만 줄 뿐"이라며 서울시민의 기대와 당의 요청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후보에게 한국 정치의 요람이며 정치 1번지 종로를 맡길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박 전 의원은 "저와 오세훈 후보가 모두 더민주 정세균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세훈 후보는 당의 방침을 존중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진 전 의원이 이같이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오 전 시장은 종로에 출마할 여당후보 자리를 두고 경선에서의 혈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며 "당의 공천룰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