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국민총협의회'...대국민 보고대회 열어
  • ▲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국민총협의회(이하 병국총)’ 공동대표단. (왼쪽부터) 전동욱 변호사, 최대집 의혁투 대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국민총협의회(이하 병국총)’ 공동대표단. (왼쪽부터) 전동욱 변호사, 최대집 의혁투 대표,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에 대해, 범시민사회 차원의 병역비리 진상규명 촉구 운동이 시작됐다. 시민단체들은 박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해결을 위한 이른바 ‘박원순 병역비리 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운동을, 전국 각 지역에서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정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국민총협의회(이하 병국총)’가 주최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사건 대국민 보고대회’가 17일 오후 서울교총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병국총은 최대집 의료혁신투쟁위 공동대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 남동기 전 아주대 의대 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장재원ㆍ전동욱 변호사(자유와통일을향한변호사연대) 등 의료계,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뜻을 보아 결성한 단체다.

    이날 행사에서 최대집 대표는 “지난달 20일 공판에서 재판부가 박주신씨를 증인소환 했음에도, 아버지 박원순 시장은 불응했다”며, “더 이상 박 시장에게 공개검증을 촉구하거나 호소, 권유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객관적 진실규명과 공정성 확립을 목표로, 국민의 힘으로 주신씨를 강제 소환해 투명한 공개검증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시민사회 연합단체 ‘병국총’을 결성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황장수 소장도 “병역문제는 사회를 유지하는 가장 기초적인 의무”라며 “대한민국 고위직ㆍ사회지도층 상당수가 병역비리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계기로 나라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 17일 병국총은 서울교총회관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에 대한 병역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시민단체 차원의 박주신씨 소환운동을 벌여 나갈 것을 천명했다.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17일 병국총은 서울교총회관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에 대한 병역의혹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시민단체 차원의 박주신씨 소환운동을 벌여 나갈 것을 천명했다.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출신 남동기 전 아주대 의대 교수는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3장(공군ㆍ자생병원ㆍ비자발급)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의학적 차이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박주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공군 엑스레이와 비자발급용 엑스레이는 법의학적인 면에서 유전자 염기서열(DNA) 이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2011년 박주신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이 처음 불거진 뒤 지금까지, 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엑스레이는 모두 3개가 있다.

    이 가운데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자생병원 엑스레이(촬영일자 2011년 12월 9일)는, 박주신씨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신체를 촬영한, 이른바 ‘대리신검자 엑스레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양승오 박사 사건 피고인들은, 공판 과정에서 박주신씨 명의의 엑스레이 2개를 새롭게 입수했다.

    하나는 박주신씨가 공군훈련소에 입소한 뒤 찍은 엑스레이’(촬영일자 2011년 8월 30일, 이하 공군 엑스레이)이고, 다른 하나는 주신씨가 영국 출국에 앞서 비자발급을 위해 촬영한 세브란스병원 엑스레이(촬영일자 2014년 7월 31일, 이하 비자발급용 엑스레이)다.

    이 3개의 엑스레이는 모두 박주신씨의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들 엑스레이에 대한 판독결과 피사체를 동일인으로 볼 수 없는 유의미한 차이점이 발견된다면, 이는 박주신씨의 대리신검 혹은 영상자료 바꿔치기 의혹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단서가 된다.


    남동기 전 교수는 의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알기 쉽도록 각각의 엑스레이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을 ①흉추 1번과 경추 7번 극상돌기가 휘어진 방향 ②흉추 2ㆍ3번과 4번의 간격차이 ③흉곽의 모양 ④기관의 주행양상 등 4가지로 요약했다.

  • ▲ 박주신씨 명의 공군-자생-비자발급 엑스레이(왼쪽부터). 양승오 박사 등 7명의 피고인들은 공군과 비자발급용 엑스레이를 박주신씨의 것으로 추정하는 반면, 자생병원의 것은 대리인의 것으로 보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주신씨 명의 공군-자생-비자발급 엑스레이(왼쪽부터). 양승오 박사 등 7명의 피고인들은 공군과 비자발급용 엑스레이를 박주신씨의 것으로 추정하는 반면, 자생병원의 것은 대리인의 것으로 보고 있다. ⓒ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엑스레이 사진은 촬영방향에 따라 AP(전-후면)와 PA(후-전면)로 구분할 수 있다. AP는 엑스레이 광원과 환자의 가슴이 마주보는 형태다. PA는 반대로 광원과 등이 마주보는 형태의 촬영방식이다. 찍는 자세도 팔을 모으거나 약간 벌리는 등의 차이가 있다.

    주신씨의 공군-비자발급 엑스레이는 표준 촬영방법인 PA 방식으로 촬영됐다. 반면, 주신씨 명의의 자생병원의 엑스레이는 전척추 AP 사진으로, 경추-요추-흉추를 나눠 촬영한 것이다.

    남동기 전 교수는  “공군 엑스레이에서는 흉추 1번 극상돌기가 오른쪽으로 휘어 있지만, 자생병원 엑스레이의 것은 정중앙으로 돼 있다”며, “주신씨와 같은 극상돌기 모양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엑스레이 촬영 실험을 한 결과, AP와 PA 방식의 차이 때문에 판독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 전 교수는 “지인 의사들에게 해당 엑스레이를 보여주고 판독 여부를 물었는데, ‘장님이 아닌 이상, (다른사람으로) 판독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흉곽 모양에 대해서도 남 전 교수는 “숨을 들이쉬거나 내쉬는 것에 상관 없이, 전체적인 흉곽의 모양은 변화가 없어야 한다”며, “(박주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공군ㆍ비자발급 엑스레이는 흉곽의 모양이 완만하지만, (대리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자생병원 엑스레이는 뾰족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 남동기 전 아주대 교수는 박주신씨 명의 엑스레이 3장(공군-자생-비자발급)를 판독한 결과, 흉곽 모양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남동기 전 아주대 교수-의혁투 제공
    ▲ 남동기 전 아주대 교수는 박주신씨 명의 엑스레이 3장(공군-자생-비자발급)를 판독한 결과, 흉곽 모양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남동기 전 아주대 교수-의혁투 제공

    특히, 남 전 교수는 “박주신씨가 자생병원에서 촬영한 MRI를 분석한 결과, 상당한 비만 체형인데, 공군 엑스레이 상에서 보이는 박주신씨의 날씬한 체형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불과 3개월 차이로 촬영된 두 영상에서 이렇게 차이가 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관(氣管)의 주행양상에 대한 소견도 이어졌다. 남동기 전 교수는 “공군ㆍ비자발급 엑스레이에서 보이는 기관의 모양은 ‘J’자 형태로 내려오면서 우측으로 휘어지는 모양인데, 자생병원 엑스레이는 ‘I’ 모양이며, 휘어짐 없이 일직선으로 내려온다”고 말했다.

    기관은 식도, 기관지, 심장, 대동맥 등이 묶여 있는 다발인 ‘종격동’이라는 구조물에 둘러싸여 있어, 호흡이나 자세가 달라진다고 해서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남 전 교수는 박주신씨 명의 엑스레이 3장에서 나타나는 기관 형태의 차이점에 대해 다른 의학자들에게도 의견을 구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의학 교수들은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익명을 요구했다.

    남 전 교수에 따르면, 대한해부학회와 미국해부학회, 미국임상해부학회, 영국 런던대 해부-세포생리학과 등에 재직했던 한 의과대 교수는, “정상호흡에서 기관이 뚜렷한 변형을 보일 수는 없다”고 답했다.

    대한심장학회 정회원, 한국지질동맥학회 감사 등을 역임했던 모 의과대 교수도 “어린이를 불러 보여줘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기관의 모양이 달라, 다른 사람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 ▲ 남동기 전 아주대 교수는 박주신씨 명의 공군 엑스레이가 날씬한 체형인 반면, 자생MRI에서 나타나는 체형은 상당히 비대하다고 지적했다. ⓒ 남동기 전 아주대 교수-의혁투 제공
    ▲ 남동기 전 아주대 교수는 박주신씨 명의 공군 엑스레이가 날씬한 체형인 반면, 자생MRI에서 나타나는 체형은 상당히 비대하다고 지적했다. ⓒ 남동기 전 아주대 교수-의혁투 제공


    의학소견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남 전 교수는 “여러 의학적ㆍ해부학적 차이를 봤을 때, 도저히 같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며, “진실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았다.

    변희재 대표는 고위공직자 아들 병역비리 의혹 사건 해결을 위한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고위층 4급 이상 공직자 병역면제 비율이 11%로 일반 시민의 두배가 넘고, 재벌들의 면제율은 30%로 무려 6배나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전 출마자에게 공문을 보내, 박주신씨에 대한 특검을 포함한 병역비리 방지법 입법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이겠다”며, “이는 고위층이나 기득권 세력을 박살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지도층으로서 대한민국을 좀먹는 병역브로커를 잡는데 협조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변 대표는 “총선 출마자 중 (병국총의 요구에) 협조한 이들에 대해선 ‘병역클린 마크’를 붙여주고, 그렇지 않는 이들에 대해선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최대집 대표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공정사회를 위한 공정버스’에 대해 언급했다. 최 대표는 “공정버스를 타고 전국의 주요 도시를 방문해, 병국총 지부를 설립하고, 병역비리 방지 운동인 이른바 ‘박원순 방지법’ 제정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 ▲ 남동기 전 아주대 의대 교수가 참석자들에게 박주신씨 명의 영상의학자료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모습.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남동기 전 아주대 의대 교수가 참석자들에게 박주신씨 명의 영상의학자료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는 모습. ⓒ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최대집 대표는 이어 “내년 1월 초 대구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준비하기로 실무 집행위원회에서 결정했다”며, “대구와 부산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역보고 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2년부터 박주신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왔던 양승오 박사와 치과의사 김우현씨 등 7명의 피고인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공직선거법 상 낙선 목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시장은 양승오 박사 등이 자신의 서울시장 선거 낙선을 목적으로, 이미 허위사실로 판명된 아들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을 악의적으로 유포하고 있다며 이들을 선관위에 고발했다.

    박 시장의 고발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2012년 공개신검 당시 주신씨 명의의 MRI 판독에 참여한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의 진술을 근거로, 양승오 박사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양승오 박사 등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은, 지난해 12월 제1회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이번달 15일까지 16차례 열렸다.

    재판부는 오는 22일 한 차례 공판을 더 연 뒤, 내년 1월 20일 결심공판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1심 선고는 내년 2월 중순쯤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